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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협회장 'MSP 줄이자' 작심발언 왜?

등록 2023.10.28 16:30:00수정 2023.10.28 16: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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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SW산업협회장 "AWS가 사업권 남발…MSP 간 가격경쟁"

MSP 톱2 메가존·베스핀,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시장 경쟁 최후 보루인 '가격'초점 두기 보단 '적정 대가' 받는 체계로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사업자(MSP) 수 그만 늘리자."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작심 발언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표하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이 이같이 발언한 이유는 뭘까.

조준희 회장은 현재 '폭풍성장' 하는 클라우드 시장 이면을 술회했다. 그는 클라우드를 서비스하는 MSP 스스로가 가격을 후려쳐 사업권을 따내야 하는, 기술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가격만으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상황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사업자(CSP)들이 국내 사업 확대를 위해 MSP를 계속 늘리면서, 한정된 국내 시장 안에서 MSP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AWS 같은 회사들의 이익률을 보라,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을 낸다"면서 "그러나 CSP들의 상품을 서비스하는 국내 MSP들은 불행하게도 이익은 못 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CSP들이 국내 사업확장을 위해 사업권을 계속 나눠주다 보니(국내 MSP숫자가 늘어) MSP들 간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며 "지금 어떤 경우는 완전 헐값에 서비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조 클럽 가입한 메가존도 적자…서비스 번별력 보단 가격 경쟁 과열  

조준희 회장의 말처럼 국내 MSP들은 큰 폭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익성은 크지 않다.

MSP란 기업 규모와 경영 환경에 맞춰 클라우드 전략을 컨설팅하고 서비스를 추천, 구축까지 해주는 클라우드 관리 사업자를 말한다. 매달 기업들로부터 사용료를 받고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빌려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과 대비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CSP라면 MSP는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 전문 기업에 삼성SDS·LG CNS 같은 대기업 IT서비스들도 너도 나도 달려들고 있다.

MSP들은 CSP들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가져와 이를 필요로 하는 국내 기업에 제공하는 이른바 '중개상'이다. 때론 고객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겨주는 일도 한다.

이 같은 사업구조에 따라 MSP들의 주 수익원은 '소개 수수료'다. 이들은 최종 고객이 사용한 클라우드 요금 중 소개 수수료(마진)를 제외한 금액을 CSP에게 우선 지불하고, 이후에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요금을 받는다. 마진율은 통상 5~7%정도 수준에 그친다.

대표적으로 메가존클라우드는 폭발적인 클라우드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영업적자를 벗지 못했다. 적자 규모는 346억원. 668명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 인력 채용에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설립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앞서 메가존클라우드는 2019년 152억원, 2020년 143억원, 2021년 153억원 등 연간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베스핀글로벌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20년 277억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399억원으로 오히려 44%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220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적자'꼬리표를 떼어내지는 못했다.

MSP 숫자는 지속 증가…"단가 유지하는 방향으로 시장 조성해야"


 이 가운데 국내 MSP 수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구축부터 컨설팅, 운영까지 역량을 갖춘 IT서비스 회사들의 MSP 도전이 대표적이다. '빅3'로 불리는 삼성SDS, LG CNS, SK C&C는 물론, 중견 IT서비스 회사들까지 일제히 MSP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보안 업체인 안랩, 윈스 등도 '보안을 잘 아는 MSP'란 강점을 내세우고 있으며, 심지어 통신사인 SK텔레콤까지 2027년에 국내 톱 3안에 드는 MSP가 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조준희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은 너무 과열돼 있고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AWS와 협회가 협정도 맺고 있지만, MSP 수를 좀 그만 늘리고, 단가를 유지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를 예로 들면 벤츠를 파는 딜러가 많이 있지만, 소비자 가격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현이 좀 과격해서 제가 욕을 먹더라도 해소되길 바라는 것이 협회장의 마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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