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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드럼용 세제시장 1위로" 국내 첫 액체세제 '액츠'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4.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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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세제가 94% 이상 차지하던 시장에 국내선 처음으로 '액체세제' 도전장

'제2의 피죤' 만들기 위한 'P2 프로젝트' 가동…직접 만지고 뿌리며 제품개발

출시 첫 달에 매출 10억원, 1년 150억원…지난달까지 7969만8201개 판매해

2005년 액츠 출시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05년 액츠 출시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피죤의 액체세제 액츠는 2005년 6월 출시한 국내 생활용품 업체 최초의 액체세제로서 시장을 개척했고, 2025년에는 20주년을 맞이한다. 이는 1966년 국내 최초의 합성세제 '하이타이' 출시 이후 약 40년 만에 분말이 아닌 액체 형태의 세제가 등장한 것이었다.

액츠가 처음 등장했을 때 가루세제의 문제점인 낮은 용해도, 세제 찌꺼기, 가루날림 등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었다. 더욱이 고농축으로서 찬물에도 잘 녹는다는 점은 곧 적은 양으로도 많은 빨래를 할 수 있어 물을 절약하고 온수를 데우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친환경적인 제품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액츠는 자몽, 유자, 유칼립투스, 정향, 고삼에서 추출한 천연 복합 항균 성분을 이용했다. 식물성 화장품 원료들 중에 항균·항진균 효과가 뛰어난 원료들을 사용하여 천연물의 강력한 미생물 생장 제어 효과를 기대하는 방식이다.

가루세제가 94% 이상을 차지하던 세탁세제 시장

당시 한국은 가루세제가 94%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루세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해외의 경우 미국 시장의 75%, 유럽 시장의 40%, 일본 시장의 20% 이상을 액체세제가 점유하고 있었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선진국일수록 분말세제에서 액체세제로 전환해가는 추세였는데, 이것은 세탁세제 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액체세제의 강점이 매우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찬물에서도 100% 용해되어 때가 더 잘 빠지고 가루 찌꺼기가 남지 않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미 주류가 된 상황이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세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가루세제에 익숙해져 있었을 뿐 아니라 액체 형태의 제품들은 섬유유연제, 중성세제, 유아용 세제 등 때를 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피부에 직접 닿는 섬유 보호 측면의 전문적이고 특수성을 가진 품목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국내 기업들은 액체세제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기존 가루세제의 약점을 부각할 수 없었고, 가루세제의 초기 시설비가 컸기 때문에 섣불리 가루세제에서 액체세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었다.
2010년 액츠 광고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0년 액츠 광고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2의 피죤' 만들자…'P2 프로젝트' 가동

국내 최초 섬유유연제인 ‘피죤’ 브랜드를 성공시킨 후였던 2000년대에 피죤 내부에서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제2의 피죤'을 만들기 위한 'P2 프로젝트(피죤 2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당시 한국 생활용품 시장에서 단일품목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부문이 세탁세제로, 약 3000억원 대였다.

피죤은 시장의 주류였던 분말세제와의 차별화를 전제 조건으로 잡고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섬유유연제 시장을 개척했던 도전정신을 살려 전사적인 지원 정책과 연구 개발에서 생산, 마케팅 영업 부문에 이르기까지 합심하여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연구원들은 유럽, 미국, 일본의 제품을 가져다 직접 손으로 만져봄으로써 점성, 흘러내림, 계량 시의 만족감 등을 확인했으며, 옷에 직접 뿌려보면서 이염 여부를 확인했다.

때로는 사내의 세탁실 바닥에 액츠를 뿌려 놓기도 했다. 혹시라도 바닥에 묻은 세제 때문에 미끄러지는 불상사가 생기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27~40세의 주부 모니터링단을 활용해 액츠의 성능을 시험하고, 용기와 용액의 색상, 향과 점도의 결정에 모니터링단의 의견을 반영했다.

액체세제의 세척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피죤은 고객에게 수백만 개의 샘플을 증정했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영업할 수 있도록 피죤 직원들의 옷을 점심시간 이후 혹은 외근에서 돌아왔을 때 직접 세탁해 우수한 세척력을 확인시켜 줌으로써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다.

헹굼성 면에서도 뛰어나 물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1석2조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는 액츠는 국가공인기관인 한국화학시험연구원으로부터 피부 ‘비자극마크’와 품질보증 Q마크를 획득했으며, 한국능률협회경영인증원에서 '웰빙인증마크'를 획득했다.
2013년 액츠 프리미엄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3년 액츠 프리미엄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시 첫 달에 매출 10억원…1년간 매출 150억원 달성

품질과 기술력,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 액츠는 출시 첫 달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후 1년간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06년 홈쇼핑에 처음 소개됐을 때 40분만에 1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드럼세탁기가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액츠의 매출도 올랐다. '드럼세탁기에는 드럼용 액츠'라는 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식처럼 인식됐고, 드럼용 액츠는 출시 2년만에 분말세제를 포함한 할인점 드럼용 세탁기세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출시와 동시에 공격적으로 펼친 마케팅 활동도 적중했다. 배우 김정은을 모델로 발탁해 밝고 힘찬 이미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가수출신 배우 윤은혜를 발탁해 "아이들은 뭐든지 입에 넣고 빨죠?"라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2023년 액츠 퍼펙트 캡슐세제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년 액츠 퍼펙트 캡슐세제 (사진=피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액츠가 인기를 끌자 이듬해부터 경쟁사에서도 액체세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2012년 세탁세제 시장은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그 중 액체세제의 비중은 20%를 차지했다. 액체세제 시장 개척 10년만인 2015년에는 액체세제 비중(51.9%, 닐슨)이 처음으로 분말세제 비중(47.7%)을 앞질렀다.

2020년에는 '액츠 퍼펙트 실내건조'를 출시했다. 실내건조 시 냄새 원인으로 지목 받는 잡냄새 분자나 덜 마른 빨래에서 날 수 있는 곰팡이 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적인 강력탈취 성분 사이클로덱스트린을 함유하고 있다. 프로테아제, 셀룰라아제 등 복합효소 성분이 추가됐다.

이같은 인기에 액츠는 2005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7969만8201개가 판매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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