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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함께하는 골때녀'…TV프로그램에 협찬주명 쓴다

등록 2024.03.22 06:00:00수정 2024.03.22 08: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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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올해 타이틀 스폰서십 도입 등 협찬규제 완화 추진

지역·라디오 프로그램에 정부·공공기관이 협찬 시 우선 허용

제목 협찬 시 연간 관련 매출 최소 212억원 이상 증가 전망

[서울=뉴시스] 2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올해 타이틀 스폰서십(제목 협찬) 도입 등 협찬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사진은 방송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포스터 (사진=뉴시스 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올해 타이틀 스폰서십(제목 협찬) 도입 등 협찬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사진은 방송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포스터 (사진=뉴시스 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와 함께하는 개그콘서트', '△△과 함께 하는 골 때리는 그녀들' 등 기업 또는 제품명이 들어간 방송 프로그램 제목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방송광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협찬주 이름을 프로그램 제목으로 쓰는 데 허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올해 타이틀 스폰서십(제목 협찬) 도입 등 협찬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제목 협찬이란 프로그램 제작비를 지원한 협찬주 사명, 상표(로고) 또는 상품명 등을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 사용하는 걸 말한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제목 협찬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협찬고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협찬주명을 방송프로그램 제목에 사용할 수 없다.

방송업계 "방송광고시장 침체기, 제목 협찬 규제 없애야"

지상파 등 방송사들은 그동안 제목 협찬 규제 완화·폐지를 주장해 왔다. 과도한 광고 규제로 광고 매체 간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방송광고시장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방송 시청시간 감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에 따르면 2022년도 방송광고시장 규모는 2조8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줄었다. 지상파 3사 방송광고 매출액이 1조2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한 가운데 종편계열 채널사용사업자(PP)는 9.8% 줄은 4666억원, CJ계열 PP는 6.1% 감소한 436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위원회, 방통위 등 각 정부기관이 방송광고시장 활성화를 위해 방송광고 규제 완화책을 내고 있는데 방통위가 제목 협찬 규제 완화를 업무계획에 포함했다.

정부는 협찬고지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라디오 프로그램을 우선으로 정부·공공기관이 협찬한 경우 제목 협찬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대전 지역민방인 TJB 교양 프로그램 중 '대전광역시와 함께하는 세모네모' 같은 걸 우선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제목 협찬이 모든 방송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허용되면 방송사들의 광고 매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시훈 계명대 교수가 최근 한국방송협회 계간지 '방송문화'에 기고한 '프로그램 제목협찬과 라디오 간접광고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에 따르면 프로그램 제목 협찬 사용 시 국내 지상파 방송사 38곳의 연간 협찬 매출 증가 규모가 약 212억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 결과가 나왔다.

협찬주의 방송 제작 간섭 등 방송의 지나친 상업화 우려도 있어

업계에서도 정부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사업자들의 지속적인 하락세 속에 디지털 미디어와의 심각한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는데 속도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도 "단계적일지라도 제목 협찬 도입 등 광고 협찬 규제 첫걸음을 뗀 부분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단계적인 완화 방향성을 밝힌 만큼 지역, 라디오 시행 후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전체 방송매체로의 조속한 확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방송산업에 활력 제고하겠다는 원칙에 따라 더욱 규제 개선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통위의 이번 광고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제목 협찬 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으나 방송의 지나친 상업화가 우려된다는 비판도 잇따랐기 때문이다. 반대 측은 제목 협찬이 활발해질 경우 기업과 제품이 프로그램 내용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의견을 냈었다.

이에 이시훈 교수는 "지나친 상업화, 시청자 불편 요소 등을 고려해 고시 제정 시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방송프로그램은 제외하는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가 제안한 '협찬고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협찬주명(로고 포함)·기업표어·상품명·상표 또는 위치를 방송프로그램 제목에 포함할 수 있다"면서도 "어린이를 주 시청 대상으로 하는 방송프로그램과 보도·시사·논평·토론 등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방송프로그램은 제외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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