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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기준이란 게 도대체 왜 있는가?

등록 2024.03.23 08:00:00수정 2024.03.23 08: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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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기준이란 게 도대체 왜 있는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중독, 트라우마, 스트레스와 질병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 의사 가보 마테의 '정상이라는 환상'이 출간됐다.

우리가 지금 고통받는 불안, 중독, 심지어 신체 질병까지도 어린 시절에 겪은 상처와 트라우마의 잠재적 영향으로 발생한다는 메시지로 현대 의학계에 센셔이널을 일으킨 가보 마테는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트라우마, 중독 분야 연구의 독보적인 권위자다.

그는 이번 신작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오늘날 우리가 겪는 정신적·신체적 문제의 근원을 현대 자본주의와 물질 지상주의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독성 문화로 지목한다.
 
가보 마테는 “의학 기술과 지식이 절정에 달했음에도 현대사회의 만성적인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꼬집는다.

가보 마테는 현대사회가 관념적 사각지대를 만들어 우리가 겪는 곤경을 명확히 보지 못하게 만든다고 단언한다. 다시 말해 질병은 한 인간이 누려온 삶 전체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데, 그러한 사각지대가 문화 전반에 널리 퍼져 있어 우리의 건강과 사회적 삶을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 정상처럼 살기 위해 나 자신의 본연을 감추고 애써 밝게 포장하지는 않은가? 사회가 규정해놓은 정상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하지는 않은가?

가보 마테는 우리에게 정상의 기준이란 게 도대체 왜 있는가에 대하여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특히 신체와 마음이 아픈 이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고 질병 코드명으로 무작정 규정해버리는 오늘날의 의학계를 지적한다.

 더 나아가 정상이라는 어긋난 환상에 빠져 정상 프레임에 맞추도록 우리 모두를 옭아매는 이 사회를 단호히 비판한다. 그는 “만약 우리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면 정상이라는 착각에서 기꺼이, 아니 미친 듯이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정상이라는 환상에서, 그리고 정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우리의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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