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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동안 태양 사라진다"…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역대급 '개기일식'

등록 2024.04.02 06:01:00수정 2024.04.02 08: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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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캐나다·멕시코 지나는 개기일식…4400만명 사는 대도시들 관통

韓서는 이번 개기일식 못 봐…2035년 9월 강원 고성 등서 관측 가능

[캔사스시티=AP/뉴시스]오는 8일(현지시각)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펼쳐진다. 사진은 2016년 3월 9일 인도네시아 벨리퉁에서 관측됐던 개기일식의 모습. 2017.08.21

[캔사스시티=AP/뉴시스]오는 8일(현지시각)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펼쳐진다. 사진은 2016년 3월 9일 인도네시아 벨리퉁에서 관측됐던 개기일식의 모습. 2017.08.2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오는 8일(현지시각) 역대급 개기일식이 찾아온다. 개기일식 현상이 주요 대도시를 가로지르면서 나타날 뿐만 아니라 태양이 수분 가량 오랫동안 가려질 전망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전역에서는 화려한 우주쇼를 보기 위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개기일식 현상을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고, 한반도에서 관측 가능한 개기일식은 10년 뒤에나 나타날 예정이다.

2일 한국천문연구원과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 등 외신에 따르면 8일 북미 지역에서 최대 4분28초에 달하는 개기일식 현상이 관측될 예정이다. 북미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나타나는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개기일식은 태평양-북미 대륙-대서양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식 현상은 남태평양 상공에서 시작돼 대륙에서는 8일 오전 8시42분부터 멕시코 서해안에서 볼 수 있으며, 이후 미국 텍사스주부터 북동쪽 끝 메인주를 지나쳐 캐나다 동부 지역을 통과한 뒤 대서양으로 떠나가게 된다. 북미 대륙에서 태양이 다시 완전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은 오후 5시16분께로 예상된다.

개기일식은 태양-달-지구 순서로 천체들이 배열되며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다. 천문연 등에 따르면 개기일식 자체는 2년 여에 한번 나타날 정도로 그리 드문 현상은 아니다. 2021~2030년 사이에만 6번의 개기일식이 예정돼있다.
오는 8일(현지시각)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 관측 가능 지역.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8일(현지시각)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 관측 가능 지역.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이번 개기일식이 유난히 관심을 받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국가의 대도시들을 관통하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개기일식은 태평양 해상이나 남극처럼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VOA에 따르면 이번 개기일식이 관통하는 지역의 길이는 약 185㎞ 수준인데, 여기에 미국인 3200만명을 비롯해 총 4400만명이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

또한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번 개기일식이 최대 4분28초 동안 지속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적인 개기일식은 최대 2~3분 동안만 관측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미국에서 관측됐던 개기일식도 약 2분 정도만 관측된 바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은 이번에는 달이 지구와 더 가까운 상태에서 개기일식이 나타나며 일식 현상이 더 길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계에 따르면 개기일식이 4분을 넘길 정도로 길게 나타나는 것은 북미 지역 기준 수백년에 한번 나타날 정도로 희귀한 현상이다.

이처럼 희귀한 현상인 만큼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개기일식 관람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미국 주 정부에서는 개기일식을 관람할 수 있는 특수안경을 시민들에게 무료 배포하고 있고, 개기일식 관측 명소로 선정된 캐나다 나이아가라폴스시는 관광객이 100만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하며 비상사태까지 선포하기도 했다.
[나이아가라폴스=AP/뉴시스]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폴스시는 오는 8일(현지시각)으로 예고된 개기일식 관측 명소로 선정됐다. 나이아카라폴스시 측은 최대 100만명의 관광객 맞이 준비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은 지난 3월29일 나이아가라 폭포의 미국 쪽 관광객들이 폭포 사진을 찍는 모습. 2024.3.29.

[나이아가라폴스=AP/뉴시스]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폴스시는 오는 8일(현지시각)으로 예고된 개기일식 관측 명소로 선정됐다. 나이아카라폴스시 측은 최대 100만명의 관광객 맞이 준비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은 지난 3월29일 나이아가라 폭포의 미국 쪽 관광객들이 폭포 사진을 찍는 모습. 2024.3.29.

장기간의 개기일식이 예고되면서 학계도 들썩이고 있다. 개기일식은 평상시 강력한 빛으로 인해 관측이 어려운 태양을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 주변을 감싸고 있는 코로나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하다.

이에 NASA는 지상에서 1만5000m 떨어진 상공에 카메라와 광학 장비를 탑재한 WB-57 연구용 비행기를 띄워 코로나 중하부 구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탐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플라즈마라고 불리는 코로나의 하전 입자 흐름과 코로나로 인한 태양 물질 증가 여부 등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미국 레이더 기지에서는 개기일식 현상으로 인해 한낮에 하늘이 어두워질 때 대기 상층부의 변화 측정에 나설 방침이다. NASA도 개기일식 기간 동안 로켓 3대를 발사해 햇빛의 갑작스러운 감소 현상이 대기 상층부에 미치는 변화를 조사한다.

이외에도 한낮에 태양빛이 사라짐에 따라 나타나는 조류 등 동물의 행동 변화 관찰, 태양빛 감소로 인한 기온 하락 정도, 개기일식으로 인해 나타나는 구름의 이동 변화, 개기일식 기간 동안의 국제 통신 신호 테스트 등의 실험도 이뤄질 예정이다. NASA와 시민 과학자의 협력을 통해 개기일식 경로 전체를 연속 촬영하는 작업도 준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천문연 또한 이번 개기일식을 기회로 태양 연구를 진행한다. 일반적인 태양 코로나 관측은 물론, NASA와 함께 공동 개발해 올 하반기 발사 예정인 태양코로나그래프 제작을 위한 코로나 데이터 수집에 나선다.

이번 북미 지역 개기일식 이후 다음번 개기일식은 오는 2026년 8월12일로 예상되고 있다. 해당 개기일식은 북극,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스페인 등에서 관측될 전망이다.

오는 8일 나타나는 개기일식은 한국에서는 아예 관측할 수 없다. 한국에서 관측 가능한 개기일식은 오는 2035년 9월2일로 예정돼있다. 이때는 한국, 일본, 중국, 태평양 지역에서 개기일식 관측이 가능한데, 한반도에서는 강원도 고성과 북한 평양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개기일식이 보이고 서울에서는 부분일식만 나타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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