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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에 벌써 모기…"온난화로 활동 시기 빨라져"

등록 2024.04.14 06:00:00수정 2024.04.14 06: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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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임에도 모기에 밤잠 설쳐

서울, 4월1일부터 모기 채집 시작

20년엔 5월1일 시작…등장 시기↑

시민들, 퇴치제 구매 등 사투 시작

전문가 "온난화로 모기 등장 빨라져"

"활동 시기 넓어지고 해충 피해도"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봄의 중반부에 접어든 4월임에도 모기가 사람들의 귀를 시끄럽게 하자, 시민들은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집한 모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 2024.04.02.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봄의 중반부에 접어든 4월임에도 모기가 사람들의 귀를 시끄럽게 하자, 시민들은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집한 모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 2024.04.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지난 화요일에 자다가 귀에서 앵앵거리는 모깃소리에 깜짝 놀라 깼어요. 작년 11월까지도 모기가 있었는데, 이 작은 것들의 비수기는 왜 이리 짧은 건가요."

경기 평택시에 사는 박모(32)씨는 최근 모기 퇴치제를 샀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1월까지도 밤마다 모기와의 전쟁을 벌였다며 "4월인데도 벌써 모기랑 싸우고 있다는 게 어이없다. 겨울만 빼고 모든 계절에 모기가 활동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1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봄이 한창인 4월에 벌써 모기가 나타나 시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보통 5월 말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던 모기가 3월 말~4월 초부터도 모습을 드러낸 셈인데,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온 상승 시기가 앞당겨진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내 디지털 모기 측정기(DMS) 51개소를 통해 채집한 모기 수는 지난주(1~6일) 기준 총 1058마리다. 구체적으로 ▲1일 150마리 ▲2일 122마리 ▲3일 220마리 ▲4일 237마리 ▲5일 172마리 ▲6일 157마리다.

앞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5월1일에 모기 채집을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는 4월15일부터, 올해는 4월1일부터 채집이 시작됐다. 보통 5월께부터 모습을 드러내곤 하던 모기의 활동 시기가 5년 사이 한 달이나 빨라진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9일 전남과 제주도에서 올해 처음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되자 지난달 30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처럼 모기의 활동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면서 시민들은 모기와의 사투를 빠르게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 의왕시에 사는 이모(27)씨는 최근 모기 퇴치제와 물티슈를 구매해 침대 옆에 뒀다고 한다. 모기가 나타났을 때 빠르게 퇴치제를 뿌리고, 만일 손으로 잡았을 경우 물티슈로 손을 닦기 위해서다.

이씨는 "4월인데도 벌써 모기가 나타났다는 게 너무 짜증 난다"며 "이번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모기와의 전쟁에서 꼭 승리할 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봄의 중반부에 접어든 4월임에도 모기가 사람들의 귀를 시끄럽게 하자, 시민들은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CU 매장에 살충제가 진열 돼 있는 모습. 2023.11.1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봄의 중반부에 접어든 4월임에도 모기가 사람들의 귀를 시끄럽게 하자, 시민들은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CU 매장에 살충제가 진열 돼 있는 모습. 2023.11.14. [email protected]


서울 관악구에 사는 손모(30)씨도 "집 근처에 산이 있어 모기가 많이 들어오곤 했는데, 최근에 방충망 등 모기가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을 최대한 손보고 있다"며 "올해 목표는 모기에 20번 미만으로 물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낮 평균기온이 13도 이상으로 올라가야 본격 활동에 들어가는 모기가 올해 들어 빠르게 나타난 이유는 포근한 날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이 19~26도를 오르내리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주요 지역 낮 최고기온은 서울 24도, 인천 21도, 수원 24도, 춘천 26도, 강릉 24도, 청주 25도, 대전 25도, 전주 24도, 광주 25도, 대구 25도, 부산 20도, 제주 21도였다.

아울러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3~9도, 최고기온 15~19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거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온 상승 시기가 빨라지면서 모기 번식 활동도 활발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저기온도 점차 높아져 모기와 해충 등의 피해도 점차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점점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데, 이건 단순히 여름에만 더워진다는 것이 아니다"며 "전체 계절의 기온이 점차 높아져 모기의 번식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고, 최저기온도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모기 활동 시기도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겨울에도 모기들이 살아남아 토착화할 가능성이 있고, 모기만이 아닌 다른 해충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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