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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서 체포된 주한미군 병사, 사귀던 여자 따라간 것-WP

등록 2024.05.09 10:54:59수정 2024.05.09 12: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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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년 거주 여성 틱톡 동영상에 미군과 대화 내용 소개

병사 "바이든 때문에 러와 미 관계 나빠…트럼프면 좋아질 것"

러 여성이 미군이 돈 훔쳤다고 신고해 체포…최대 5년 형 가능

[서울=뉴시스] 러시아에서 절도 혐의로 구금된 미군 소속 고든 블랙 하사. 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각) 블랙 하사가 한국에서 사귀던 러시아 여성을 찾으러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출처: 고든 블랙 페이스북) 2024.05.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러시아에서 절도 혐의로 구금된 미군 소속 고든 블랙 하사. 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각) 블랙 하사가 한국에서 사귀던 러시아 여성을 찾으러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출처: 고든 블랙 페이스북) 2024.05.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한국 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복귀하던 중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체포된 미군 하사가 한국에서 사귀던 러시아 여성을 만나러 간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체포된 미 육군 하사 고든 블랙(34)과 사귀던 러시아 여성 알렉산드라 바슈축이 그를 “남편”이라고 부르면서 러시아로 귀화하라고 꼬드기다가 지난해 10월 혼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갔다. 이후 블랙과 함께 찍은 사진을 포토샵해 블랙을 지워버렸다.

상처를 받은 블랙이 지휘관에게 알리지 않고 러시아로 갔다가 바슈축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현재 2개월 동안 구속된 블랙은 최대 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이혼 경력이 있는 블랙은 한국 근무를 마치고 텍사스 주 카바조스 기지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여자 친구를 만나러 블라디보스토크로 갔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인 여행 불허 지역이며 특히 미 국방부는 군인의 러시아 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바슈축은 자신의 틱톡 영상에서 군복 차림의 블랙을 향해 러시아어로 미국인을 비하하는 핀도스(pindos)라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조롱했다.

바슈축이 “집에 돌아 왔는데 미국인이 따라왔다. 정말 웃기네, 당신 누구야, 도대체 당신 누구냐고?”라고 러시아어로 말하고 블랙은 무슨 말인지 몰라 눈을 크게 뜬 모습이었다. 영상에서 블랙이 걸어와 화면을 들여다보자 바슈축이 “이런, 정말 웃긴다. 계급장까지 있네. 카투사(KATUSA; 미 8군의 한국 병사 훈련 부대를 가리키는 용어)라고 돼 있네. 당신 파괴 공작원은 아니지”라고 말했다.

다른 동영상에서 바슈축이 “당신의 남편은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라고 말하자 블랙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하며 미국과 바이든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을 비난하는 장광설을 펴기도 했다.

블랙은 “지금은 분명 관계가 좋지 않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분명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미국, 나토가 너무 공격적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입장을 잘 안다. 나라를 지키려는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 바슈축이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났다고 주장하자 블랙이 “바이든이 일 처리를 제대로 못한다. 그리고 지금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 바이든이 더 큰 이유라고 본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바슈축이 나토를 “공격적”이라고 비난하자 블랙은 “러시아 입장을 이해한다. 푸틴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슈축이 자기가 아는 러시아인, 미국인, 유럽인 모두 푸틴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바슈축이 평택 미군 기지에서 가까운 도로를 걷는 모습이 나오는 동영상도 있다. 그는 “이 곳은 말하자면 미국인들이 휴식하는 장소다. 술 취한 도로라고 부른다”며 해외 최대 미군 기지인 험프기 기지를 향해 제스쳐를 취하고 “저 입구 뒤에 있다”고 말했다.

바슈축은 자신이 5년 동안 한국에 살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바슈축이 블랙이 자신을 때리고 20만 루블(약 297만 원)을 훔쳐간 것으로 신고했다. 바슈축은 예전에 어머니가 자신을 때리거나 위협했다고 여러 번 신고했으며 자신과 함께 사는 남성이 교통사고를 냈다고 신고한 적이 있다고 러시아 매체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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