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못 없이 잇고, 손으로 빚고…샤넬이 조명한 한국의 '장인정신'
등록 2026.08.19 14:30:04수정 2026.08.19 15:12:25
예올과 5년째 '올해의 장인·젊은 공예인' 프로젝트
조복래·백경원 선정…전통 기술 계승·창작 활동 지원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 백경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026.08.19. mi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02215903_web.jpg?rnd=20260819140053)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 백경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026.08.19. [email protected]
19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열린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 샤넬코리아 대표는 샤넬과 재단법인 예올이 5년째 동행하는 이유를 '장인정신'에서 찾았다.
샤넬이 한국 장인들의 손끝에 담긴 전통을 지키고 이를 다음 세대로 잇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2022년부터 예올과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숙련된 장인의 기술을 조명하는 동시에 젊은 공예인의 새로운 시도와 창작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데거 대표는 "샤넬과 예올이 공유하는 것은 공예와 장인정신에 대한 깊은 존중"이라며 "그 유산과 숙련된 기술뿐 아니라 전통적인 방식이 오늘날에도 의미를 지니고 젊은 장인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 샤넬코리아 대표가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19. mi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02215900_web.jpg?rnd=20260819140016)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 샤넬코리아 대표가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19. [email protected]
올데거 대표는 "샤넬은 100년 넘게 예술과 문화를 지원해왔으며 이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깊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문화가 번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해왔다"고 강조했다.
올해 샤넬과 예올이 선정한 '올해의 장인'은 40여 년간 전통 소목을 이어온 조복래 소목장, '올해의 젊은 공예인'은 도자공예가 백경원이다.
두 사람의 작품은 21일부터 10월16일까지 예올 북촌가에서 열리는 '진소(眞素)공예 : 진경의 눈, 조형의 손'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뉴시스]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올해의 장인 조복래 작품. (사진=예올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02215917_web.jpg?rnd=20260819140658)
[서울=뉴시스]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올해의 장인 조복래 작품. (사진=예올 제공) 2026.08.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못 하나 없이 짜맞춘 가구…"수백 년 갈 수 있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기능보유자인 조 장인은 경남 진주에서 40여 년간 전통 가구를 만들어왔다.
실제 작품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연결 부위마다 나무와 나무가 빈틈없이 맞물린 정교한 짜임이 눈에 띄었다. 겉으로 드러난 결합부에서도 쇠못을 사용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쇠못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 '결구'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나무를 길이 방향으로 연결하는 '이음'과 나무와 나무를 끼워 맞추는 '짜임'을 활용해 부재끼리 서로 지탱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조 장인은 전시에 앞서 "지금 작업에도 못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전통 짜맞춤으로 제작됐다"며 "앞으로 수백 년을 갈 수 있는 가구"라고 설명했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이 보이는 곳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뿐 아니라 내부 구조까지 정교하게 짜맞춘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 백경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026.08.19.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02215907_web.gif?rnd=20260819140431)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2026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현장. 백경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026.08.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물레 대신 손으로…백자 위에 펼쳐진 '산수'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과 표면 표현을 실험했다. 백자 점토판 위에 검은색 샤모트(초벌 알갱이)를 흩뿌린 뒤 눌러 상감했다. 검은 입자가 흰 점토에 박히고 번지면서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표면이 만들어졌다.
여러 개의 삼각뿔을 조합한 새로운 형태도 선보였다. 여기에 수차례 실험 끝에 개발한 광택유와 투명한 매트유를 입혔다. 은은한 누런빛이 더해지면서 오래된 종이를 연상시키는 차분한 분위기를 냈다.
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 해온 익숙한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새로운 조형을 연구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을 어떻게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026 예올X샤넬 프로젝트 올해의 장인 조복래, 젊은 공예인 백경원 (사진=샤넬코리아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02215920_web.jpg?rnd=20260819140827)
[서울=뉴시스] 2026 예올X샤넬 프로젝트 올해의 장인 조복래, 젊은 공예인 백경원 (사진=샤넬코리아 제공) 2026.08.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사람의 작업을 하나로 묶은 키워드는 '진소'다. 2023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양태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나무와 흙이라는 서로 다른 재료를 다루는 두 공예가에게서 '재료의 본질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양 디렉터는 "두 분 모두 각각의 재료를 깊이 들여다보고 재료가 이미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며 "완성된 형태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재료의 본질과 이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까지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샤넬과 예올의 프로젝트도 이처럼 과거의 기술을 보존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오랜 시간 기술을 축적한 장인을 조명하는 동시에 젊은 공예인의 실험과 창작을 지원해 전통 공예가 오늘의 생활과 미감 속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데거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공예에 담긴 뛰어난 기술뿐 아니라 한국 공예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창의성과 헌신도 함께 조명하고자 한다"며 "샤넬이 예올과 이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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