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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룰라, 트럼프發 '블루타이드' 저지…"中 관계 강화 이어갈 듯"

등록 2026.10.26 11:43:35

중남미 좌파 승리, 트럼프 2기서 처음

"트럼프 개입에 룰라 재기 반사이익" 해석

우파야당 약진한 의회와 협치는 과제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묵적 지원을 받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후보를 꺾고 4선에 성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전역 우경화 구상인 '블루타이드(Blue Tide)' 흐름이 브라질에서 가로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25일(현지 시간) 오후 9시10분 룰라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100% 개표 기준 득표율은 룰라 대통령이 51.79%, 보우소나루 후보가 48.21%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해 7월7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룰라 대통령. 2026.10.26.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묵적 지원을 받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후보를 꺾고 4선에 성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전역 우경화 구상인 '블루타이드(Blue Tide)' 흐름이 브라질에서 가로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25일(현지 시간) 오후 9시10분 룰라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100% 개표 기준 득표율은 룰라 대통령이 51.79%, 보우소나루 후보가 48.21%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해 7월7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룰라 대통령. 2026.10.2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묵적 지원을 받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후보를 꺾고 4선에 성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전역 우경화 구상인 '블루타이드(Blue Tide)' 흐름이 브라질에서 가로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25일(현지 시간) 오후 9시10분 룰라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100% 개표 기준 득표율은 룰라 대통령이 51.79%, 보우소나루 후보가 48.21%로 집계됐다.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룰라 대통령 당선의 핵심 의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블루타이드 확산 실패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남미에서 좌파 진영이 승리한 선거는 이번이 최초다. 지난해 4월 이후 치러진 콜롬비아·칠레·에콰도르·볼리비아·온두라스·코스타리카·페루 선거는 모두 우파 진영이 이겼다.

브라질 역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집권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열대 트럼프'를 자처하며 당선되는 등 우파 바람이 불었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좌파 룰라 정권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부당하게 탄압했다는 이유로 브라질에 관세 50% 부과를 발표하면서 2026년 대선에도 관여를 시도했다.

그러나 정치적 역풍이 불었다. 장기 집권 피로감과 범죄율 상승,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위기에 몰렸던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저항하면서 지지세를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개입이 오히려 룰라 대통령에게 이득이라는 판단 속에 보우소나루 후보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룰라 대통령 당선을 막지는 못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가 중남미 친트럼프 지도자 대열에 합류하기를 원했다"며 "이번 결과는 보우소나루 가문의 동맹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이라고 짚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집권시 트럼프 행정부 주도 안보 협의체인 '미주의 방패' 가입을 공약하는 한편 룰라 정권의 약점인 마약·조직범죄 문제에 대해 강력 대응을 천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기조를 맞췄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는 트럼프가 세운 후보이며, 트럼프는 식민지 브라질을 원한다"고 공세를 펼치며 "어떤 외국인도 브라질의 것에 손대지 못하게 하겠다"고 대미 저항 전선을 폈다.

룰라 대통령은 나아가 중국·러시아 주도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와 접점을 늘리며 미국을 견제하는 외교 노선을 견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브라질과 중국의 관계 심화를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액은 583억 달러로 대미 수출 174억 달러의 3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CNN은 "중남미 최대국 브라질은 룰라 정권 하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속에 주권을 강조하고 글로벌사우스 및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독립적 외교 노선을 유지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BC도 "백악관은 미국 정책을 지지하는 지도자가 집권하기를 원하며, 서반구에서 중국 영향력을 줄이는 데도 신경쓰고 있다"며 "산유국이자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국가인 브라질은 남미 주요국 중 우파 지도자가 통치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이며, 룰라는 친중국 성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 4일 대선 1차 투표와 같이 치러진 의회·주지사 선거에서 우파 진영이 대거 약진한 점은 룰라 정권의 대미 강경 행보에 제약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약 220만 표 차이로 패배하면서 국민의 절반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 확인된 정치적 단절도 극복해야 한다.

보우소나루 후보 소속당인 자유당은 지난 4일 대선 1차 투표와 함께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상원 최소 13석, 하원 23석을 늘려 원내 1당 지위를 더 공고히 했다.

보우소나루 후보 계모이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부인인 미셸 보우소나루도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성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룰라가 (2027년) 1월5일 취임하면 우파 성향 의회와 보수 물결로 당선된 주지사들을 상대해야 한다"며 "1985년 군사독재 종식 이후 가장 보수적인 의회가 구성된 상황"이라고 했다.

BBC도 "그는 양극화된 국가 통합뿐 아니라 자신에게 적대적인 의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임기 말 85세가 되는 그는 앞선 세 차례 임기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룰라 대통령은 1989년, 1994년, 1998년 대선에서 낙선한 뒤 2002년 대선에서 브라질 사상 최초의 노동 계층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6년 대선에서 재선돼 2010년까지 재임했다. 이후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꺾고 3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대선에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아들인 플라비우 후보와 맞붙었는데, 1차 투표에서 47.03% 대 45.16%, 약 220만 표 차이로 뒤처지면서 패색이 다소 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21일 만인 이날 치러진 결선에서 극적 역전승을 거두며 초유의 4선을 달성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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