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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여성팬 3분의1은 사라질 것

등록 2010.04.30 08:04:00수정 2017.01.11 11: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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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한규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하녀’로 3년만에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영화배우 이정재씨가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chk@newsis.com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배우 이정재(37)가 ‘하녀’에서 철저하게 나쁜남자를 연기했다. 최상류층 집에 하녀로 들어 간 여자와 모든 것을 다 가진 집 주인의 욕망과 불륜을 그린 이 영화에 주인남자 ‘훈’으로 나왔다.

 이정재는 언제나 주연이었다. 이번에는 아니다. “윤여정과 전도연의 대결 위주라 내 비중은 작다”면서도 “물론 사건의 발단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수(48) 감독의 영화, 그것도 나쁜남자 역에 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지가 반듯한 캐릭터만 해온 것도 아닌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이번에 바꿔줄 필요도 있겠다 싶었다”는 고백이다. “그래도 걱정은 된다. 바꿔주긴 했는데 과연 칭찬을 받을만한 캐릭터인지 모르겠다. 여성들에게 반감을 살 것 같다. 감독도 여성 팬들 3분의1 이상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며 웃었다.

 다만 “남자팬들은 은근히 부러워하지 않을까. 누구나 한 번 쯤은 모든 것을 휘두르는 그런 위치의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 않나”라는 짐작이다. 그래도 훈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싫다. “겉으로는 젠틀하지만, 남을 폄훼하고 비하하는 가식적인 이런 인물이 주변에 흔히 있을 것 같다”며 “계급주의가 몸에 배어있는 남자이고 아무런 죄의식도 없다. 자기가 정말 왕이 된 듯한 인물”이라고 스스로를 공격한다.

 이정재는 임 감독에게 무한 신뢰를 보낸다. “임 감독은 가식이 없다. 직선적이지만 무례하지는 않다”면서 “영화를 잘 찍어서 거의 몸을 믿고 맡겼다. 당혹스럽고 껄끄러운 대사가 있었지만 감독을 믿고 했다”는 털어놓았다. 임 감독과 한 번 더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뽑아낼 감독”이라고 확신한다. 누아르라면 더욱 좋겠다.

 영화계에서 10년 이상 활약했지만 프랑스 칸 영화제 진출은 처음이다. “시나리오를 보고 느낌이 좋다는 정도였다. 괜찮은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였는데, 이 순간은 한 마디로 “기분 좋다”다.

 함께 출연한 서우(25)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소위 ‘떴다’고 할 수 있는 친구가 그런 역할을 맡을 것 같지는 않다”며 “굉장히 비중이 작고 만삭의 몸으로 부부관계를 맺는 베드신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것만 보더라도 욕심이 굉장한 배우인지 알 수 있다”며 높이 평했다.

 드라마 활동도 재개하고 싶기는 하다. 그런데 일종의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는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드라마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라며 “전작 시스템으로 촬영을 해야 하는데 대본이 촬영 당일에 들어온다. 미쳐버리겠더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수십명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잠을 못자는 일도 있었다”는 체험에서 비롯된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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