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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교수 성학, 9법·8익…체위에 관하여

등록 2011.08.28 07:11:00수정 2016.12.27 22: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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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12>  올바른 행위를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가 필수적이다. 탁구·수영·볼링·당구·골프·야구·축구 등 온갖 스포츠는 물론이려니와 일상생활에서 흔히 취하게 마련인 앉기·눕기·걷기 등등에도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운동할 때도, 일상생활에서도 늘 바른 자세를 강조하는 것은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성교자세, 즉 체위(體位)는 어떤 게 좋을까?

【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12>

 올바른 행위를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가 필수적이다. 탁구·수영·볼링·당구·골프·야구·축구 등 온갖 스포츠는 물론이려니와 일상생활에서 흔히 취하게 마련인 앉기·눕기·걷기 등등에도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운동할 때도, 일상생활에서도 늘 바른 자세를 강조하는 것은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성교자세, 즉 체위(體位)는 어떤 게 좋을까?

 우선 최고의 성서(性書)라 일컫는 《소녀경》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살펴보자.《소녀경》에서는 구법(九法), 팔익(八益), 칠손(七損) 등으로 구분해서 모두 24가지 종류의 체위를 설명했다. 그 중 ‘구법’은 남녀의 일반적인(?) 성교자세를 대략 9가지로 구분한 것이다. ‘팔익’은 남성의 강정법임과 동시에 여성의 질병 치료에도 이로운 자세이며 ‘칠손’은 남성의 몸이 불편할 때 응용되는 방법이다. 그럼 그 구체적 내용들을 하나하나 알아보자.

 구법(九法) 중 첫째는 정상위로 불리는 용번(龍飜: 용이 날고 있는 형상)이다. 여성은 다리를 뻗어 반듯하게 눕고, 그 위에 남성이 마주보고 엎드리는 자세다. 둘째 호보(虎步: 호랑이가 걷는 모양)는 여성은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쳐들면서 머리를 낮게 숙이고, 남성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서 여성의 배를 껴안는 자세다. 셋째는 원박(猿搏: 원숭이가 나뭇가지를 어깨에 걸치는 모양)은 여성이 반듯하게 누워 양다리를 남성의 어깨 위에 걸침으로써 엉덩이와 등이 들어 올려지는 자세다. 넷째 선부(蟬附: 매미가 나뭇가지에 붙은 모양)는 여성은 다리를 펴고 반듯하게 엎드리고, 남성이 여성의 등 뒤에 엎드리는 자세다.

 다섯째는 귀등(龜騰: 거북이가 올라가는 모양)이다. 여성이 반듯하게 누워 두 무릎을 굽히고, 남성은 여성의 무릎을 밀어서 유방에 이르도록 하는 자세이다. 여섯째 봉상(鳳翔: 봉황이 나는 모양)은 여성이 반듯하게 누워 두 다리를 하늘로 뻗고, 남성은 무릎을 꿇고 여성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면서 성교하는 자세이다. 일곱째는 토연호(兎吮毫: 토끼가 가는 털을 빠는 모양)는 남성은 다리를 뻗어 반듯하게 눕고, 여성은 남성의 위로 올라가는데 남성의 발쪽을 향하는 자세다. 여덟째 어접린(魚接鱗: 물고기가 서로의 비늘을 문지르는 모양)은 남성은 다리를 뻗어 반듯하게 눕고, 여성은 남성의 위로 올라가는데 남성의 얼굴 쪽을 향하는 자세다. 마지막 아홉 번째 학교경(鶴交頸: 학이 서로의 긴 목을 얽히게 한 모양)은 남성은 바르게 앉고, 여성은 걸터앉아 남성의 목을 휘감아 끌어안는 자세다.

 이제 팔익(八益)을 살펴보자. 첫째는 고정(固精)이다. 이는 여성이 옆으로 누워 다리를 벌리고서 남성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남성의 정(精)이 튼튼해지고 여성의 월경과다를 치료하는 체위다. 둘째 안기(安氣)는 여성이 베개를 높이하고 반듯하게 누워 두 다리를 벌리면 남성이 무릎을 꿇고 성교하는 자세다. 남성의 기를 안정시키며 여성의 냉증을 치료하는 체위이다. 셋째 이장(利臟)은 여성이 옆으로 누워 두 다리를 굽히면 남성 또한 여성의 뒤에서 옆으로 누워 결합하는 자세다. 이 또한 남성의 기를 안정시키며 여성의 냉증을 치료하는 체위다. 넷째 강골(强骨)은 여성이 옆으로 누워 왼쪽 무릎은 굽히고 오른쪽을 펴면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로, 남성의 관절이 튼튼해지고 여성의 월경불순을 치료하는 체위다.

 다섯째 조맥(調脈)은 여성이 옆으로 누워 오른쪽 무릎은 굽히고 왼쪽을 펴면 남성은 팔꿈치로 몸을 지탱하면서 삽입하는 자세다. 남성의 혈맥을 조화롭게 하고 여성의 질경련을 치료하는 체위다. 여섯째 축혈(畜血)은 남성은 반듯하게 눕고 여성은 무릎을 꿇고 남성 위로 올라가 삽입하는 자세다. 남성의 힘을 강하게 만들고 여성의 월경불순을 치료하는 체위다. 일곱째 익액(益液)은 여성은 똑바로 엎드리고 남성은 그 위에서 결합하는 자세다. 남성의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체위다. 여덟째 도체(道體)는 여성은 반듯하게 누워 무릎을 구부려 종아리를 엉덩이 밑으로 깔리게 하고 남성은 대퇴부를 여성의 옆구리에 붙이고서 삽입하는 자세다. 남성의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여성의 음부악취증을 치료하는 체위다.

 이번에는 남성에게 병이 있을 때 성교운동의 주도권을 여성이 쥐면서 하루 아홉 번씩 10일간 행하면 질병이 치료된다는 칠손(七損)을 알아보자. 첫째, 마음에 내키지 않는데도 무리한 성교를 일삼아 땀이 나고 정력이 쇠퇴해지며 어지러움증이 발생하는 절기(絶氣)의 경우, 여성은 반듯하게 눕고 남성은 여성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서 깊숙이 삽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둘째, 욕망만 타오르고 마음이 조급해서 성교 중 일방적으로 사정해 버리는 일정(溢精)의 경우, 여성이 반듯하게 누워 두 무릎을 굽히고 남성은 얕게 한 치 반(1寸半) 가량만 삽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셋째, 남성의 음경이 충분히 단단하지 못한 상태에서 억지로 결합해 사정함으로써 정기가 고갈된 탈맥(奪脈)의 경우 여성이 반듯하게 누워 두 다리를 남성의 엉덩이에 걸치고 남성은 두 손을 바닥에 짚고 몸을 지탱하면서 삽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넷째, 몹시 피곤해 땀을 흘리면서도 곧바로 성교해서 복부에서 열이 나고 입술이 바짝 타는 기설(氣泄)의 경우, 남성은 반듯하게 눕고 여성은 남성의 발쪽을 향해 걸터앉는데 무릎과 정강이로 몸을 지탱하면서 얕게 삽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다섯째, 만성적인 질환으로 시달리는 기관궐상(機關厥傷)의 경우, 남성이 반듯하게 눕고 여성은 남성의 얼굴 쪽을 향해 걸터앉는 자세를 취한다. 여섯째, 정기(精氣)가 고갈돼 사정되지 않는 백폐(百閉)의 경우, 남성은 반듯하게 드러눕고 여성은 그 위에 엎드리듯 걸터앉아 두 손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삽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일곱째, 피가 고갈된 혈갈(血竭)의 경우, 여성이 반듯하게 누워 엉덩이를 높이 쳐들면 남성은 그 사이에 무릎을 꿇고 깊게 삽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이상으로 《소녀경》에서 언급한 구법, 팔익, 칠손 등의 체위를 자세히 살펴봤다.

 물론 체위를 설명한 책이《소녀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성전(性典)으로 꼽히는 《카마수트라》, 이슬람권의 《알쿠타프》, 유럽의 《아루스아마트리아》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설명하는 체위 역시《소녀경》에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하며, 근본적으로는 같다. 한편 최근에 발행되는 성 관련 서적들에서는 동물의 형상을 빗댄 어려운 명칭을 피해, 체위를 남성상위, 여성상위, 측와위(側臥位), 후배위(後背位), 입위(立位), 좌위(坐位) 등 여섯 가지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모든 체위는 이들 기본적인 여섯 가지 체위의 변형일 뿐이라는 상세한 도움말까지 덧붙이면서….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체위, 곧 어떤 성교자세가 좋은 자세일까? 저자는 어떤 한 가지 자세만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체위에 따라 신체의 접촉 부위나 면적, 성기의 자극 부위나 그에 따른 쾌감은 분명 차이가 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자세가 가장 좋은 자세라고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관건은 성관계자끼리 상호 만족감을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성교는 두 사람이 어우러져서 행하는 행위이니만큼 책에도 나오지 않는 아무리 기기묘묘한 자세일지라도 둘이서 모두 만족한다면 좋은 자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를 추천하라면, 정상위(正常位)를 꼽겠다. 대부분의 성감대가 몸의 앞부분에 있고, 여성의 질구(膣口) 각도도 여타 동물들에 비해 앞으로 도드라져 있는 등 생물학적으로도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는 바로 얼굴을 맞대는 정상위이기 때문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가 가장 좋은 자세임은 두 말할 나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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