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엔 피죤' 30년…청부폭력 얼룩에 몰락

최근 임직원 폭행·폭언 논란을 비롯한 '오너일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이 회장에 대한 범국민적 비난이 거세지면서 그나마 유지하던 업계 2위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다. 인터넷 등에서는 '피죤 제품' 불매운동까지 번지고 있다.
◇이윤재 피죤 회장, 경찰 조사…7일 재소환
이은욱(55) 피죤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피죤 창업자 이윤재(77) 회장은 지난 5일 경찰에 출석해 8시간 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사에서 이 회장을 상대로 이 전 사장에 대한 폭행 지시 여부와 폭행을 대가로 회사 임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3억원의 출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사장으로 취임한지 4개월만인 지난 6월 이 회장에 의해 해임되자 피죤을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냈다.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달 5일 이 전 사장은 귀갓길에 괴한 3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을 폭행한 폭력 조직 무등산파 소속 조직원 김모(34)씨 등 3명과 이를 청부한 피죤 영업본부 인사·재무 담당 김모(50) 이사를 구속했다.
지난 4일에는 김 이사가 사용했던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피죤 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7일 이 회장에 대한 재조사를 토대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윤재 회장 엽기행각 속속 드러나…2위 자리도 어려워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의 1인자로 군림하던 피죤은 올초 샤프란(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3위 쉐리(옥시)와의 격차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LG생활건강 샤프란은 지난 7~8월 시장점유율 43.5%를 기록한 반면 피죤의 점유율은 27.1%까지 추락했다.
피죤은 올 1~2월 점유율 35.8%를 기록하며 7%포인트 차로 샤프란(42.6%)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3~4월 샤프란 43.7%, 피죤 27%로 점유율 격차가 16.7%까지 벌어졌고 7~8월까지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피죤은 1978년 국내 최초의 섬유유연제를 선보인 뒤 약 50%에 가까운 높은 점유율을 지켜왔다.
하지만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에 소홀하면서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45% 이하로 하락했고 최근 점유율은 27%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아고라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피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 피죤 제품을 빼야 한다는 '청원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피죤이 이처럼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것은 이윤재 회장이 2008년 9월 직원을 폭행하고 편지봉투를 뜯는 데 쓰는 칼로 찌른 사건이 벌어졌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단초가 열리자 이 회장의 막장 행태가 속속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이회장이 직원 폭행은 물론 전라도 출신 인사 고용 배제등 지역 편가르기, 회사 공금의 유용과 탈세 등 도를 넘는 행태와 비리를 저질러 왔다는 것
더욱이 향과 계면활성제 등 섬유유연제의 핵심 원료를 저가품으로 교체하고 함량을 줄여 이익을 남겼다는 의혹까지 불거지자 급기야 네티즌 사이에서 피죤 불매운동까지 전개되기 시작했다.
◇피죤, 30년간 섬유유연제 선두…올들어 매출 급감
피죤은 무역회사 등에서 일하던 직장인 출신 이윤재 회장이 1978년 설립한 회사로 이 회사 대표 제품은 섬유유연제다.
'빨래엔 피죤'이라는 광고문구가 인기를 끌면서 '섬유유연제=피죤'이라는 인식이 생겨날 만큼 관련 시장을 주도해 왔다.
특히 LG생활건강과 옥시, P&G 등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30여년간 국내 섬유유연제 1위 자리를 지켰다. 2005년에는 '액츠'를 내놓으며 액체세제 시장을 선도했고, 여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중국 톈진(天津)에 대형 공장도 열었다.
하지만 2007년 48%이던 피죤의 점유율은 올들어 20%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그 결과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샤프란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매출액 기준으로 1993년 500억원, 2005년에 1700억원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하던 피죤은 2009년 1655억원, 2010년 1437억원으로 하락세를 거듭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