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맛집-서울 광화문 '토니 로마스'

이제는 익숙한 맛이 됐고, 파는 곳도 많아졌지만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이 음식은 가히 놀라운 경험이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돼지고기 요리’하면 돼지갈비, 삼겹살, 족발, 편육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 음식은 달랐다. 갈비도 아닌 등갈비라는 부위도 신기했고, 그 위에 달콤한 소스를 발라 구워내 온다는 것도 놀라웠고, 맛 또한 일품이었다.
특히, 갈비를 다 먹고 손가락에 묻은 소스를 쪽쪽 빨아먹다 보면 직원이 레몬을 띄운 물그릇을 내온다. ‘핑거볼’이라고 해서 ‘손씻는 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될 때까지 ‘마시라고 가져온 물’이라고 착각한 나머지 냉큼 마시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다.
그 음식은 ‘립’이었고, 음식점은 ‘토니 로마스’였다. 1995년 처음 국내에 도입된 토니 로마스는 현재 서울 여의도, 광화문, 도곡동 등 3개 매장이 있다. 고급화 전략을 택해 매장을 많이 안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산 넘고 물 건너 찾아온 사람들로 매장은 늘 붐빈다.
경희궁 공원 건너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226번지 흥국생명 지하 1층에 터를 잡은 광화문점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무와 벽돌로 실내를 치장하고,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사용해서인지 미국에 이민 간 친척집을 방문한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자리에 앉아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 베이비 백 립’(2만7900원)을 시켰다. 이름 그대로 ‘아기 돼지 등갈비’다. 6개월이 채 안된 돼지의 등갈비, 그 중에서도 육질이 질긴 등 부분과 마지막 뼈는 제외하고 가장 맛있는 부위만 골라낸 덕에 육질이 연할 뿐 아니라 기름기가 적으면서 동시에 골고루 분포돼 더욱 맛깔스러운 부위다.
숙성 과정을 거치기 전 립 안쪽 표면에 붙어 있는 얇은 막을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제거한다. 이는 소스가 골고루 잘 스며들게 하고, 손님이 립을 맛볼 때 뼈와 살이 잘 분리될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손님의 주문과 함께 립은 본격적인 조리에 들어가는데 규소 성분이 많이 포함된 화산석을 채운 화로 위에서 립을 굽게 된다. 이 화산석은 고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조리를 가능하게 하며, 고온의 조리는 고기의 표면을 먼저 익혀 립 안의 풍부한 육즙을 그대로 즐길 수 있게 하고, 화산석 특유의 스모크 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40개국 260여 매장의 마스터 셰프에게만 전수된다는 핸드메이드 립 브러시를 이용해 소스를 고루 발라줘 소스가 고기에 골고루 촉촉히 배게 된다.
하지만, 손님이 그걸 모두 알 필요는 없다. 포크와 나이프, 아니면 양 손을 이용해 큼직한 고기가 붙은 뼈 한 줄을 떼어낸 뒤 고기를 입에 넣고 “오! 입에서 살살 녹는다”, “아! 달콤하다”, “헉! 손가락까지 씹어 먹겠다”만 연발하면 된다. 아니, 가만히 있어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발하게 되는 것은 1995년 서울 신사동에 갓 문을 연 첫 매장에 들러 처음 먹었을 때나 17년이나 지난 지금 광화문 매장에서 먹을 때나 마찬가지다.

립이 부담스럽다면 홈메이드 패티와 체다 치즈, 토마토, 로메인, 양파를 풍성하게 넣어 만든 수제 버거인 ‘로마스 버거’(1만3500원), 표고버섯, 모차렐라 치즈를 넣은 ‘머쉬룸 앤드 모차렐라 치즈 버거’(1만4500원), 신선한 해산물과 밥에 매콤한 향신료와 청양고추를 넣고 볶은 ‘핫 페퍼 시푸드 라이스’(1만8000원), 모차렐라 스틱, 치킨텐더, 버펄로 윙, 브리스켓 포테이토 스킨 등 이 집의 모든 애피타이저를 골고루 즐길 수 있는 ‘로마스 애피타이저 샘플러’(1만7800원), 병아리 콩, 파프리카, 커민을 넣은 멕시코식 ‘비프 스튜 파스타’(1만7500원), 소시지, 햄을 넣고 통후추를 뿌린 크림 파스타인 ‘굿 올드 햄 파스타’(1만8000원)도 준비된다.
평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는 이 집을 이용할 절호의 찬스다. ‘저칼로리 보리빵’, ‘크림 포테이토 수프’, ‘저칼로리 가든 샐러드’, ‘유기농 커피’ 등을 곁들인 런치 메뉴를 그 외 시간대 단품 하나의 가격보다 수천원씩 저렴하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메뉴에는 부가세 10%가 추가된다. 좌석은 바 포함 158석. 주차는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연중무휴로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문을 연다. 02-2122-2650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81호(6월1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