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2% 모자란 영웅들의 권선징악…영화 '론레인저'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눈을 가리는 '블랙 마스크'는 필수다. 극의 흐름도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악행을 일삼는 악인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하는 것이다.
영화 '론 레인저'(감독 고어 버빈스키)는 이처럼 기존 히어로물의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그렇다고 '슈퍼맨', '스파이더맨'같은 타고난 초능력자는 아니다. '배트맨'이나 '아이언맨'도 못 되니 훌륭한 장비를 개발할 재력은 없다. '론 레인저'(아미 해머)와 인디언 악령헌터 '톤토'(조니 뎁)의 모습은 '덤앤더머'에 더 가깝다.
악당 부치(윌리암 피츠너)의 습격에서 홀로 살아남은 존이 '론 레인저'로 부활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다. 형을 죽인 부치 일당을 처단하고자 블랙마스크를 두르지만 점차 '정의'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으며 성장해나간다. 톤토 역시 부치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어린 시절 톤토는 값싼 시계로 유혹하는 백인들에게 은이 묻힌 지역을 팔아넘기는 '잘못된 거래'를 했다. 이 일로 인디언 종족은 몰살당하고 톤토는 죄책감으로 백인들에게 수단을 가리지 않고 복수의 칼끝을 겨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액자 형식을 빌려 긴장의 완급을 조절한 점은 탁월하다. 톤토가 과거의 영웅담을 어린이에게 털어놓으며 진행되는 영화는 극이 극대화할 때 잠시 현실로 돌아와 궁금증을 꼭대기까지 끌어올린다. 이어 다시 과거로 들어가 이를 풀어낸다.
익숙한 히어로물과 달리 '론 레인저'의 주인공 조니 뎁(50)과 아미 해머(27)는 멋스럽지 않다. 머리 위에 얹은 새, 흰색 페인트에 가려진 얼굴, 이상한 문신 등 할리우드 스타 뎁은 비주얼부터 코믹하다. 말과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 죽은 레인저와 거래하는 엉뚱함은 극에서 무게를 덜어낸다. 얻어 걸린 듯한 엉성한 액션신, 뎁 특유의 표정과 말투는 극에서 지루함을 제거한다.
톤토는 존을 '덜 떨어진 동생'이라는 뜻의 '키모사베'라고 부른다. 존의 모습을 압축한 말이다. 뎁과 같은 노련함은 없지만 어리바리한 매력을 뽐내며 앙상블을 이룬다.

그럼에도 두 영웅이 풀어놓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캐리비안의 해적'의 스태프·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68)가 만든 영화라는 이름값은 과연 명불허전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149분, 4일 개봉.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