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꽃가루 '실명 위험 없다'…위해성 논란 일단락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조경용이나 한약재로 쓰이는 '능소화(Campsis grandiflora K. Schum) 꽃가루'에 대한 연구결과,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능소화 꽃가루와 관련된 논쟁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능소화 꽃가루 형태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관찰·조사한 결과, 능소화의 꽃과 잎, 줄기, 뿌리 등에는 세포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능소화는 예로부터 담벼락이나 큰 나무 밑에 관상용으로 즐겨 심어 왔으며 한방에서는 꽃, 잎, 줄기 및 뿌리를 어혈과 피부소양 등을 다스리는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문헌에 '능소화 꽃가루의 미세구조가 갈고리 모양이어서 피부나 점막에 닿으면 잘 떨어지지 않고 염증을 유발하며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 백내장 등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나와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다.

 최근에는 실명 가능성 등 능소화 꽃가루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면서 어린이들이 많은 학교 주변이나 집안의 정원에 심어도 되는지에 대한 민원과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립수목원이 능소화 꽃과 잎 등 부위별 추출물을 농도별로 24시간 처리한 결과, 모든 농도에서 99.0% 이상의 세포생존율을 보였다.

 이는  꽃과 잎, 줄기 등에는 독성이 없어 약용으로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의미다. 특히 90%의 세포생존율은 익모초, 헛개나무 등과 비교할때 비슷한 수치고 특히 한약재로 쓰이는 감초, 고삼, 백선피 추출물을 동일한 조건으로 실험했을 때보다 높은 세포생존율이다.

 다만 꿀샘에서 분비되는 꿀(화밀)의 경우 24시간 처리했을 때 세포독성이 없으나 48시간 이상 장시간 처리한 경우에는 일부 세포독성을 나타내는 것이 확인돼 오래된 꿀을 먹거나 장시간 피부 노출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국립수목원은 또 이번 조사에서 능소화 꽃가루는 표면에 가시 또는 갈고리와 같은 돌기형태가 아니라 매끈한 그물망 모양을 하고 있어 바람에 날리기 어렵다는 것도 확인했다.

 따라서 사람의 눈에 들어갈 확률이 낮고 들어간다 하더라도 피부나 망막을 손상시키는 형태적 구조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국립수목원은 설명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은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날리는 풍매화가 대부분이며 능소화 꽃가루는 꿀벌, 뒤영벌, 호랑나비 등의 곤충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뤄지는 충매화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일반적으로 능소화과 식물 중에는 화밀에 페놀 수지 등 독성성분이 소량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알레르기 또는 피부염증을 유발하거나 몸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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