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고기가 1500년전 제사상에 올랐다?

【서울=뉴시스】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상어. 국립대구박물관 '상어, 그리고 돔배기'전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우리나라에 40여 종의 상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상어가 첫 출현한 것은 신석기시대로 이 때 상어고기도 먹기 시작했다. 또 상어고기인 돔배기는 1500년 전에도 제사와 같은 의례에 사용됐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에서 열리고 있다.
상어관련 문화유산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은 전시다. '상어, 그리고 돔배기'를 타이틀로 단 이 전시는 '1부 우리나라의 상어' '2부 상어고기와 상어뼈' '3부 상어와 돔배기' '4부 상어가죽과 장식'으로 펼친다.

【서울=뉴시스】고종황제 옥보와 상어가죽으로 만든 외함
국립대구박물관은 "신석기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전국 각지 40여 곳의 유적에서 출토된 상어 유체(상어 뼈, 이빨, 가시 등), 그와 관련된 공반유물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상어 가죽으로 만든 칼, 장롱이나 함과 같은 가구류, 안장, 왕이 사용했던 어보 외함 등도 볼 수 있다.
상어는 세계에 400여 종이 있다고 한다. 신석기시대 패총에서 상어유체(척추뼈, 지느러미가시, 이빨)가 주로 출토됐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상어고기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처음 먹기 시작한 것이라는 증명이다.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 초에 만들어진 울산 반구대암각화에도 상어가 새겨져있다. 신석기시대의 부산 가덕도 장항유적에서는 20대 여성의 상어이빨로 만든 목걸이가 출토됐다. 상어이빨이나 상어 척추뼈에 구멍을 뚫은 장신구를 신성한 것으로 여겨 이것들로 몸을 장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어 고기를 일정한 크기로 토막을 낸 게 ‘돔배기’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나 제사를 치를 때 빠뜨리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돔배기다.
그럼 언제부터 이러한 돔배기를 먹기 시작했을까.

【서울=뉴시스】 상어가죽으로 만든 칼의 손잡이 부분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는 대구, 경주, 경산에 위치한 유적들에서 상어관련 유물이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특히 경북 경산에 위치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사적 제516호)’의 무덤 내부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상어뼈가 출토됐다.
이번 전시에는 조영동고분군 E1-1호 부곽의 출토 당시의 상어 부장모습이 처음으로 복원돼 소개된다.
또 선조들은 상어를 약으로도 복용했을 뿐만 아니라 상어 가죽을 이용해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 사용했다. 상어 가죽은 질기고 성질이 단단해 내구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여러 색깔로 염색돼 장식 효과도 높아 왕실이나 높은 신분층에서 주로 사용했다.
상어 가죽을 쓴 유물로는 이층농과 같은 목가구류를 비롯, 인장을 보관하는 통(桶), 함(函), 화살집(箭筒), 안경집과 같은 공예품이 있다.

【서울=뉴시스】상어 이빨로 만든 목걸이(부산 가덕도 장항유적, 신석기시대)
이번 전시에는 상어이빨로 만든 목걸이(부산 장항유적, 신석기시대)를 비롯한 신석기시대부터 초기철기시대의 패총에서 출토된 전국 각지의 상어 유체가 등장한다. 삼국시대 전시품으로는 경북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출토 상어 뼈, 대구 불로동고분군의 상어 척추뼈, 황남대총 남분의 봉분출토품과 공반유물도 볼 수 있다. 또 통일신라시대 전시품으로 경주 동궁과 월지의 상어유체, 경주 월성해자 4호에서 출토된 상어 뼈와 제의관련 유물도 선보인다.
국립대구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이번 특별전시는 우리 문화 속에서 바닷고기인 상어가 어떻게 활용됐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마련됐다"면서 "추석을 맞아 1500년 넘게 이어져 온 경상도의 돔배기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수족관이 아닌 우리 유적에서 출토된 상어 발굴품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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