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미래 먹거리…부산 대한항공 테크센터 가보니

【서울=뉴시스】부산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미 공군 항공기 A-10 기종이 정비를 받고 있다. 2015.11.06. (사진=대한항공 제공)
지난 5일 방문한 부산 강서구 대한항공 테크센터. 센터에 들어서자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 1977년부터 출고해온 국내 1호 헬리콥터 '500MD'를 가장 먼저 소개했다.
한때 조종사를 태우고 창공을 비행했을 그 헬기는 몸체가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더 이상 비행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이 헬기는 조만간 대한항공의 무인화 개조사업에 의해 무인기로 재탄생될 전망이다.
30년 재역할을 다하고 노후헬기로 밀려나 공장 한쪽 구석에 밀려있던 500MD가 다시 창공을 가를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66개동 공장 보유 테크센터, 대한항공 '토탈 솔루션' 거점
일반 시민들에겐 아직까지 여객서비스로 친숙한 대한항공은 실은 항공기 부품 제작부터 정비, 개조까지 항공사업의 A부터 Z를 모두 보유한 종합 항공업체다.
특히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테크센터는 대한항공 항공사업본부의 거점과 같은 곳으로, 총 71만㎡(21만평)의 광활한 공장부지에 군용기, 민항기 제조, 항공기 중정비 등을 담당하는 총 66개동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테크센터에 처음 들어서자 엄숙한 표정의 보안요원이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했다. 민항기뿐만 아니라 군용기 창정비와 성능개량 사업까지 진행하는 테크센터의 특성상 보안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1978년 국군과 미군 항공기 정비사업을 시작한 이후 4000여대의 군용기를 정비해 아태지역에선 최대 군용기 정비업체로 부상했다. F-4, 500MD, UH-60 등 국군 군용기의 창정비·수명연장은 물론 F-15, A-10, HH-60 등 미국 군용기에 대한 창정비 작업도 대한항공의 사업 분야 중 하나다.
실제 테크센터 내부엔 감독관 30여명이 상주하는 주한미군 군용기 창정비 시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주한미군 군용기의 경우 대한항공이 공개입찰을 통해 미국 정부와 직접 창정비계약을 따냈다.
대한항공 마크가 찍힌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8대에 달하는 군용기가 복잡한 배선과 골격을 드러낸 채 정비를 받고 있었다. 대부분의 군용기는 무장해제 상태로 공장에 들어오지만, 일부 기관총 탈착이 불가능한 기종은 총열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엔진을 멈추고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렸다.
◇대한항공 독자기술 '샤클렛'…항공우주부문 캐시카우 부상
군용기 창정비뿐만 아니라 민항기 구조물(부품) 제작 역시 테크센터에서 이뤄지는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각 부품을 제작하는 기계가공공장은 다른 공장들보다 남달리 큰 규모를 자랑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에어버스 A320 시리즈 항공기 날개부품 '샤클렛'은 2012년 첫 제품 납품 이후 납품실적 1000개를 달성하며 항공우주사업부문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샤클렛은 A320 항공기 날개 끝에 부착하는 L자형 구조물로, 항공기가 비행할 때 날개를 내리누르는 공기 압력을 줄이고 앞에서 날아드는 공기가 곡면을 따라 상승하게 함으로써 연료를 기존 항공기보다 3.5%가량 절감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샤클렛 설계부터 개발, 제작, 시험, 인증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또 지난 2013년엔 샤클렛 시장 규모에 맞춰 대형생산이 가능하도록 1280㎡(387평) 규모의 오토 무빙 라인을 구축, 월평균 80여개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항공기 부품 구조와 내부 정비 외에도 외형에 관한 정비 역시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에 포함된다. 테크센터 내 페인트 행거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항공기에 대한 도장·재도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침 취재진이 들어선 페인트 행거엔 세로 74m, 가로 64m 규모의 보잉 777-302R 기종이 재도정을 위해 기존 도색을 벗기는 작업을 받고 있었다. 거대한 비행기 1대가 고스란히 들어가는 행거 천장엔 내부 환기를 위해 수백개의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었다.
대한항공은 전세계 24새 항공사에서 도장작업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998년 페인트 행거가 완공된 후 현재까지 총 367대를 도장했다.
◇항공우주사업 연매출 1조 목전…무인기 라인업에 '미래 먹거리' 기대
도정부터 민항기 부품, 군용기 창정비까지 전방위를 어우르는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9201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이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무인전투기, 중고도급 무인기, 전술급 무인기(고정익·틸트로터·회전익)로 구성된 무인항공기 개발 로드맵을 짜고 무인항공기 시대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500MD 무인화 작업도 이 일환이다.
대한항공은 근접감시용 무인기 KUS-7과 전술정찰 무인기 KUS-9 기종의 뒤를 잇는 신형 사단급 정찰용 무인기 개발을 지난해까지 진행해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연내 양산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16년에 1호기를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대한항공은 이 외에도 국내 최초 국산 틸트로터 무인기인 TR-6X에 대한 탐색개발을 끝냈으며, 민·군 겸용 틸트로터 무인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이재춘 사업계획팀장은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매년 25%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며 "특히 무인기와 항공기 성능개량 사업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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