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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을' 조경태 4선 고지에 신인 5명 도전장

등록 2016.04.01 10:47:17수정 2016.12.28 16: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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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 총선이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부산지역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사하구을’은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31일 6명의 후보들이 시장이나 사람들이 붐비는 길목을 찾아다니면서 본격적인 유세를 펼치고 득표전에 나섰다.

 '사하구을'은 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2004년부터 야당이 내리 3선을 해 ‘야성(野性)’을 지켜 온 선거구다.

 그러나 3선의 주인공인 조경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 후보로 말을 바꿔 타면서 이번 선거판세가 확 달라졌다.

 조경태(48) 후보가 당적을 옮긴 후 사하구을 선거구는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정치 지망생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 처럼 싹을 틔워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막판 경선을 통해 오창석(29·전 팩트TV아나운서) 후보를 낙점했고 국민의당은 배관구(28·전 사하구의원) 후보를 영입했다.

 또 정의당도 유홍(51·해피에셋대표) 후보를 공천했고 무소속 안중영(56·자유업)·최지웅(43·사회단체 활동가) 후보 등이 표밭 갈이에 나서고 있다.

 야권 후보들은 저마다 “야권의 표심을 결집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믿고 있다.

 야권 지지세를 몰아 3선 관록을 세운 조경태 후보는 사하구에서 ‘우리 경태’로 불린다.

 조 후보는 사하구 주민의 절반 가량은 ‘어무이’나 형·누이로 통한다. 할머니들 중에는 “경태야 우리집에 화장실이 넘치는데 니가 좀 해결해 주라”고 할 정도로 주민들과 가깝게 지내는 편이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에도 후유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듯 했다.

 조 후보측 운동원은 “새누리당에 입당한 후 오히려 지지자들이 더 늘었다”고 했다.

 그를 지지하는 한 주민은 “당 보다 사람 보고 왔다”며 “오히려 주변에 더 떳떳하게 표를 부탁할 수 있어서 새누리당으로 옮긴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그러나 이번 선거가 자신의 정치 가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정치에 입문하듯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당적을 옮긴데 대한 평가와 4선 도전에 대한 성패 등이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유치한 신평~장림~다대간 지하철 완공을 비롯해 장림~자갈치간 도시철도 건설, 제2부산의료원 유치 등의 ‘10대 핵심공약’을 내 걸었다.  

 조 후보는 “지금은 이념이 아닌 ‘실용적 가치’가 통하는 시대”라며 “누가 지역을 위해 노력 해 줄 것인가를 평가해 투표해 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의 한 측근은 “조 후보의 단단한 지역 인맥 기반에다 여권의 프리미엄의 탄력이 받아 최다득표도 가능할 것”이라며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앞서 3차례 선거때 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맞서는 야권 젊은 후보들의 도전은 날카롭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16호로 경선까지 치루고 출마한 오창석 후보는 스스로 ‘미래대통령’의 야심한 구호를 내걸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팩트TV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막 정치에 입문한 신인 오 후보는 “사람을 위하는 행복한 정치를 해보고 싶어서 도전을 결심했다”며 “야당에서 하루아침에 여당으로 갈아탄 기성 정치인이 아닌 참신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인으로 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정치인이 스스로만의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닌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는 ‘대리기사’라고 생각한다”며 “시민과 국민의 말을 잘 듣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오 후보는 또 “사하구을이 20대 총선에서 가장 큰 기적을 쓸 곳이라고 믿는다”며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와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 3선의원의 큰 벽을 너머 반드시 사하의 야성 자존심을 지켜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더민주 경제살리기 부산·울산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부터 사하구을 선거대책위원장을 부탁해 맡아주기로 승낙 받았다”고 밝히고 “김종인 대표는 선대위원장, 문재인 전 대표는 후원회장을 맡아 적극 지원해 주기로 해 든든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공천파동으로 새누리당을 떠나 국민의당에 새 둥지를 튼 배관구 후보는 ‘사하 적토마’라는 애칭을 달고 신평에 구청사 이전 및 환경문제 해결과 주민 소득을 올리는 공약을 내걸고 득표전에 나서고 있다.

 배 후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26세 최연소 사하구 의원에 당선된 후 외유성 해외연수 거부 등 참신한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기초의원직을 던지고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

 국민의당으로 옮긴 것에 대해 “중도 보수 성향에 다양한 출신의 인사가 모인 국민의당을 선택하는데 거부감은 없었다”고 밝히고 “당이 바뀌어도 ‘합리적 보수’를 표방해 온 정치적 신념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 후보는 “사하을에서 오랫동안 무술도장을 하면서 살아 온 부모님의 후광에다 초·중·고교 동문과 지인들의 인맥을 바탕으로 국민의당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며 “진정성있는 공약과 젊은 패기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면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의당의 유홍 후보는 사하을 지역에서 은행원으로 16년간 근무하고 시당 교육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 감천문화마을 관광 인프라 구축·이동식 해상해양레포츠문화센터 개설·청년희망법 제정·2022 남북평화협정 체결 등을 공약으로 내 걸고 주제가 있는 ‘스토리텔링’ 유세로 표밭을 일구고 있다.

 유 후보는 “조경태 의원이 지하철과 같은 양적인 발전을 이뤘다면 나는 질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상생지역경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해양수도 부산의 특성을 살려 배 위에서 공연도 할 수 있고 영화도 즐길 수 있는 크루즈 선을 활용해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레포츠 문화센터를 만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무소속 안중영(56) 후보는 전 승학신용협동조합 전무로 역임한 경력과 ㈔한국구조연합회 서부산 지역대장 등을 지내면서 쌓은 인맥들을 활용해 표밭 갈이를 하고 서부산민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지웅(43) 후보는 전 광우병위험미국산소고기반대 부산시국회의 대변인 등의 경력을 활용해 지명도를 높이는 등 득표전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열흘 남짓 남겨둔 이번 4·13 총선에서 야권을 박차고 여당으로 옮긴 조경태 후보의 4선 도전에 성공할지, 야권의 정치 신인들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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