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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사의 표명, 난처해진 경찰청장 '진퇴양난'

등록 2017.05.12 14: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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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 를 주재, 모두발언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청장은 "탄핵 선고일인 내일은 서울청에 갑호 비상, 여타청은 을호비상으로 비상경계 등급을 한 단계 상향한다"고 밝혔다. 2017.03.09.  myjs@newsis.com

검찰총장 전격 퇴진 따라 경찰청장 거취도 관심
 이철성 경찰청장 "아직 사의 표명할 의사 없다"
 정권 교체 상황 핵심기관 수장 임기 완주 쉽지 않아
 조직내 두터운 신망 버팀목…"청장 너무 흔든다" 불만도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시작된 이 청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불이 붙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총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이제는 경찰청장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청장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검찰총장에 이어 스스로 물러날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의 결정을 기다리며 잔류를 선택할지다.

 현재까지 이 청장은 사퇴보다는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청장은 전날 취재진에게 "아직 사의를 표명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임기도 1년3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태이고, 새 정부가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달성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자신의 진퇴 여부에 이목이 집중될 경우 검찰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 관련 핵심과제들이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찰 내부에서도 "거취 문제로 몰고가면서 너무 청장을 흔드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김수남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2017.05.11.  stoweon@newsis.com

 이 청장을 향한 조직 내부의 지지도 상당하다. 이 청장이 '덕장'으로 불릴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와 함께 과거사 및 각종 의혹과는 관계없이 정권이 바뀌어도 이 청장이 임기를 완수하기를 바라는 직원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구조개혁팀을 '단'으로 격상시킨 것처럼 현안에 대해 면밀히 준비를 해왔던 분"이라며 "인사, 감찰, 갑질문화개선 등 현장 경찰관들의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현장활력 5대 과제에 대한 만족도가 70% 수준에 달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조직 내 우호적 여론이 이 청장으로 하여금 사퇴보단 잔류에 무게를 둘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청장의 임기 완수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국가정보원과 국세청, 검찰, 경찰 등 4대 핵심 권력기관의 수장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국정철학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인물들을 임명하면서 새 정부의 탄생을 부각시키고 분위기도 쇄신한다는 차원에서다.

 또 이 청장이 2014년 9월 대통령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으로 발탁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했고,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이 청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점 등도 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 경찰 관련학과 교수는 "청장 임기가 2년으로 보장돼 있지만 현실과는 다르다"라며 "이 청장에게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청장이 청와대에서 근무를 꽤 했었고 우 전 수석 아들 꽃보직 특혜 논란이나 최순실 인사 개입 등 석연찮은 면들이 있어 국민들이 탐탁찮게 바라보는 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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