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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고가 유방암치료제 韓환자 차별 '논란'…보험적용 불가에 영국比 30% 비싸

등록 2017.05.14 1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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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한달 약 값만 5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를 두고 국내 환자를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입랜스의 국내 보험급여 적용이 않되는 상황이지만 화이자는 약값을 다른 국가에 비해 최대 30% 가량 비싸게 받고 있어 암환자들의 부담과 불만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의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제 '입랜스'의 가격은 한 알에 21만원이다. 유방암 환자가 한 달 동안 이 약을 투약할 경우 500~550만원이 들고 주사까지 병행할 경우 1년에 1억 정도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이는 영국에 비해 한 달 기준으로 130만원 가량이나 비싼 액수다. 경구용이기 때문이 사보험 혜택도 없고, 혈액암협회 지원도 없다.

 특히 영국의 경우는 자국의 유방암 환자를 위해 정부의 급여 심사를 앞두고 입랜스를 최대 5개월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한국 환자만 차별받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해 하반기 입랜스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신청을 냈으나 약값이 지나치게 고가라 급여 적용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급여 결정은 심평원 자문기구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심의해 적절성을 따져 결정한다. 심의에 통과하더라도 심평원과 제약사가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경우 급여화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입랜스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를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경구용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레트로졸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으로 시판 승인을 받았다.

 급여화가 않되더라도 대체 의약품이 없다는 점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입랜스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CDK4/6 억제제 계열 유방암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대체약은 출시되지 않았고 노바티스가 동일 계열의 '키스칼리'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유방암 환자 단체도 심평원과 보건복지부에 입랜스 급여촉구화 공문을 보내는 등 급여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방암이 폐에 전이됐다는 한 환자는 "한 달 약값이 500만원이 넘고 주사까지 병행하면 650만원 가량이 드는데 전이성 유방암에 효과적인 약이 있어도 서민은 그냥 죽으라는 얘기"라며 "비싼 약값을 부담하게 되면 가정 경제가 파탄될 수 밖에 없어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데 영국보다 비싼 약값이라도 내려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방암 환자도 "입랜스는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 효과가 입증된 약으로 뼈 전이까지도 치료가 가능한 제품"이라며 "반면 높은 약가와 사보험도 적용 받기 어려운 특이한 케이스라 환자들도 써 볼 염두 조차 못 내고 있는데 조속한 급여화를 통해 환자들이 마음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화이자제약은 오는 6월부터 유방암 치료 신약 '입랜스'에 대한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급여 적용 전까지 한시적으로 환자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이라며 "세부 지원 내용은 준비되는 대로 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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