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 슈즈트리 작가 황지해 "내게 신발은 꽃이자 나무"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발은 우리가 도심속에서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흉물 논란을 일축했다.
슈즈트리는 폐기될 수 밖에 없던 신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독창적인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 작품이다.
노후돼 철거 위기에 놓였던 서울역 고가를 도심속 정원으로 재생시킨 '서울로 7017'의 완성과 함께 도시재생의 의미를 일깨우고자 전시로 기획됐다.
높이 17m의 '서울로 7017'에서 신발 3만 켤레를 매어 늘어뜨려 거대한 폭포수가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게 슈즈트리의 핵심이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버려지고 냄새나는 신발을 조형물로 설치한 것은 도시미관만 해치는 흉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황 작가는 "저에게는 신발이 꽃으로 보이고 나무 세포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발에 대해 냄새나고 더럽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신발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비한다. 우리 소비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재료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신발에 담긴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신발은 누군가의 시간일 수 있고,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이렇듯 설치 미술을 개념예술 측면에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황 작가는 "지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은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 작품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작업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은 무척 아쉬운 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목욕하다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나는 아직 다 씻지도 않았고 준비가 덜 됐다. 작업하는 과정은 작가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만큼은 존중해주고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슈즈트리는 '서울로 7017' 개장일인 20일부터 28일까지 전시됐다가 29일 전면 철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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