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아파트' 태양광 미니발전소 전 세대 설치 '눈길'
등록 2017.05.28 06:00:00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홍릉동부아파트'에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총 4개동 371세대로 이뤄진 청량리동 '홍릉동부아파트'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전 세대 설치'라는 의미 있는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전체 371세대 가운데 338세대(91%)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가 완료된 상태다. 2017.05.24. [email protected]
총 4개동 371세대로 이뤄진 소규모 아파트지만 지난 3월 중순부터 이곳에선 '태양광 미니발전소 전 세대 설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기요금 절감 효과 때문에 입주민이 개별적으로 아파트 베란다 등에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하는 경우는 많지만, 단체로 설치하는 사례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현재까지 전체 371세대 가운데 338세대(91%)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가 완료된 상태다.
지난 23일 오후 찾은 홍릉동부아파트는 외관부터 눈에 띄었다.
가로 1.6m x 세로 1m 크기의 파란색 태양광 모듈판이 각 세대별 베란다에 마치 자로 잰 듯 일렬로 설치돼 있었다. 아파트 미관을 최대한 해치지 않기 위해 설치 위치를 통일한 모습이었다.
나무 등으로 햇빛이 많이 들지 않는 1~3층 세대는 아파트 옥상에 미니발전소를 설치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옥상에서 해당 층까지 연결되는 검은 전선이 보이지 않도록 아파트 외벽과 같은 색의 배관을 덧씌웠다.
민한식 관리소장(66)은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개별적으로 설치하면 위치가 중구난방되기 쉽다"며 "단체로 설치하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릉동부아파트의 '태양광 미니발전소 전 세대 설치'는 입주민 한 명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로 전기요금 1만5000원을 절약한 경험이 있는 입주민이 지난해 11월 이용수 동대표 회장(64)에게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전 세대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이 회장은 "(전기요금 절약 측면에서) 주민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했다"며 "주민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곧바로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각 세대가 260W 용량의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월 304kWh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약 8320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민한식(오른쪽) 관리소장, 이용수 동대표회장이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홍릉동부아파트'에서 취재진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총 4개동 371세대로 이뤄진 청량리동 '홍릉동부아파트'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전 세대 설치'라는 의미 있는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전체 371세대 가운데 338세대(91%)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가 완료된 상태다. 2017.05.24. [email protected]
문제는 비용이었다.
베란다용 태양광 미니발전소의 경우 250~260W 기준 약 63만원의 설치비용이 소요된다. 서울시가 최대 40만원, 자치구가 5~10만원을 지원하긴 하지만 여전히 주민 부담비용이 12~17만원에 달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러한 입주민의 부담비용을 '아파트 수익사업 잉여금'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광고료와 재활용 수거료 등 아파트 자체 수익사업으로 얻은 이익금 6000만원을 주민을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103동에 사는 최태호(61)씨는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전기요금이 덜 나온다고 알고 있어서 관심을 가져왔다"며 "개인적으로 설치하기에는 부담이 컸는데 마침 아파트에서 단체로 한다고 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101동 주민 권일현(43)씨도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로) 지난해 대비 전기요금이 7000~8000원 줄었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한 소소한 첫 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권씨는 아파트 이익금이 주민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 데 대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무래도 요즘 (관리비 사용과 관련해서) 말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관리비가) 주민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고 환영했다.
2014년 배우 김부선씨가 아파트 반상회에서 '일부 가구의 난방비가 사용량보다 적게 나왔다'며 난방비 비리 의혹을 제기해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아파트 관리비 집행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아파트 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9040개 단지의 2015년 회계년도 외부회계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이 나온 단지는 676곳이었다. 수익과 비용 등 아파트 관리비와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홍릉동부아파트'에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총 4개동 371세대로 이뤄진 청량리동 '홍릉동부아파트'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전 세대 설치'라는 의미 있는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전체 371세대 가운데 338세대(91%)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가 완료된 상태다. 2017.05.24. [email protected]
홍릉동부아파트는 이달 말까지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33세대다. 이 중 12세대는 설치 요청을 한 상태이며, 11세대는 해외체류 등의 사유로 연락이 닿지 않는 곳이다. 나머지 10세대는 설치를 거부한 곳이다.
이 회장은 "좋은 취지의 사업인데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주민들이 있다"며 "그럼에도 전 세대 설치를 위해 해당 주민들을 설득하는 등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민 소장도 "사실 (입주민들이 설치를) 안 하겠다고 하면 우리도 편하다"며 "그러나 전 세대 설치를 고집하는 것은 최대한 입주민 전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홍릉동부아파트는 이번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뿐만 아니라 단지 내 보안등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는 등 앞으로도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제가 동대표 회장으로 있는 한 저의 목표는 하나"라며 "투명한 아파트, 관리비가 적게 나오는 아파트 등 주민 모두를 위한 아파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홍릉동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 공로로 '2017 서울시 환경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시 환경상은 맑고 푸른 서울 환경 조성에 기여한 공이 큰 개인과 단체, 기업을 발굴해 격려하는 상이다. 1997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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