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이후' 사법농단 수사…"최고위급 윗선으로" 새 국면
사법 농단 중간 책임자 임종헌, 구속기소 돼
검찰 "갈 길 멀다…임종헌 기소는 시작일 뿐"
박병대 오는 19일 소환…고영한 조사도 예정
양승태 수사 기정 사실화…검찰 수사력 집중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6.01. [email protected]
검찰은 임 전 차장 기소가 사법 농단 수사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밝힌 만큼 최종 책임자 규명에 총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당시 사법부 수장이자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박병대(61·12기) 전 대법관을 오는 19일 소환하는 등 수사 상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애초 이 사건은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됐지만 지난 6월18일 서울중앙지검이 재판 거래 의혹 등 고소·고발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법원 자료 요청 및 압수수색, '저인망식' 관련자 소환 조사 등을 거치면서 혐의점을 구체화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를 두고 법원과 날 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수사 첫 구속수사 시도 대상인 유해용(52·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 갈등은 한층 고조됐었다.
이후 추석 연휴가 지나고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장 출신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하면서 수사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재판 거래 및 개입, 법관 부당 사찰,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조성 등 각종 사법 농단 의혹의 범위는 점차 커졌다.
검찰은 그간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지난달 15일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 중간 책임자이자 실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 전 차장을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후 4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 2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으로부터 발부 결정을 받아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해 6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17.06.01. [email protected]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 하면서 동시에 당시 사법부 최고위급 법관들에 대한 수사도 진전시켰다.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 기소에 대해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전직 법원행정처장 3명에 대한 수사는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차한성 전 대법관의 경우 지난 7일 이미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았고,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오는 19일 소환이 통보된 상태다. 박 전 대법관 조사 이후 곧바로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의 진술 내용 및 조사 상황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도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차장 구속기소는 이 사안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출발점"이라며 "아직도 조사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진행 경과보다도 더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예정임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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