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 2000억 쏟은 첨단 담수화시설 방치…'고철' 전락 위기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하루 4만5000t을 생산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인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가 3일 준공한지 5년째 가동을 못한채 시설이 녹슬어 가고 있다. 2019.04.0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04/03/NISI20190403_0000301878_web.jpg?rnd=20190403141238)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하루 4만5000t을 생산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인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가 3일 준공한지 5년째 가동을 못한채 시설이 녹슬어 가고 있다. 2019.04.03. [email protected]
3일 찾아간 부산시 기장군 대변리에 위치한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는 봉대산 기슭 해안가 4만5850㎡ 부지에 하루 4만5000t을 생산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립해 놓고도 가동하지 못한 채 정적만 고요하다.
담수화 시설을 정상 가동하면 15만명 이상의 주민에게 매일 수돗물을 생산 공급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종전 증류식 해수담수 방식을 대체해 국내 최초의 역삼투압 방식으로 바닷물을 정수해 먹는물로 바꾸는 최첨단 시설이다.
부산시와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광주과학기술원, 두산중공업이 2009년 건립에 착수해 국비 823억원, 부산시비 425억원, 민자 706억원 등 총 1954억원을 들여 2014년 9월 완공했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국토교통부 10대 과제'에 선정돼 정부 공모를 거쳐 추진된 사업이다.
하지만 시설을 준공하고도 5년이 지나도록 '방사능 오염' 논란에 휩싸여 수돗물 한방울 공급해보지 못하고 '고철덩어리'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 마실물 어떻게 만드나
부산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은 염분이나 불순물이 투과하지 않는 역삼투막에 해수를 빠른 속도로 흘려보내 담수를 얻는 'RO공법(역삼투법)'을 이용해 바닷물을 먹는 물로 바꾸는 시설로, 단일공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바닷물을 취수해 불순물과 미생물 등을 걸러주는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역삼투시스템으로 염분을 제거해 담수로 바꾼다. 마지막 과정에 칼슘·마그네슘·칼륨 같은 미네랄을 주입해 맛이 뛰어난 물로 만드는 첨단 시설을 갖췄다.
핵심시설인 역삼투시스템은 바닷물에 삼투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해 16인치 필터를 통과시켜 염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비가 적고 정수 효과가 뛰어나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전처리시설인 가압부상장치를 이용한 '볼다프' 시설은 바닷물을 모래 알갱이 같은 수많은 볼로 이뤄진 여과장치를 통과시켜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두산중공업이 개발해 세계 특허를 받은 기술이다.
첨단시설을 거쳐 생산된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t당 생산비용은 부산의 일반 수돗물 생산비보다 200원가량 비싸다.
이 때문에 아직도 두산중공업 연구진들이 올 연말까지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한 ‘고도공정화’공정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수원인 대변리 해역의 바닷물 수질은 COD(화학적산소요구량) 기준 1등급 판정을 받은 청정수역으로, 전문가로 구성된 국토교통부 '해수담수화 건설지 선정추진위'가 선정한 해역이다.
아울러 역삼투시스템 공정을 거쳐 생산된 담수 수질에 대해서는 미국국제위생재단(NSF)이 실시한 247종의 수질 테스트를 통과하는 등 국내외 어떤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보다 수질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판정 받았다.
◇ 해수담수화 수돗물 불신 받는 까닭은
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염분이나 불순물이 투과하지 않는 'RO공법(역삼투법)'을 적용해 마실 물을 생산한다.
![[부산=뉴시스] 제갈수만 기자 = 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하루 4만5000t을 생산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인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가 3일 준공한지 5년째 가동을 못하고 있다. 2019.04.03.(사진 = 기장군 제공)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04/03/NISI20190403_0000301880_web.jpg?rnd=20190403141238)
[부산=뉴시스] 제갈수만 기자 = 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하루 4만5000t을 생산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인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가 3일 준공한지 5년째 가동을 못하고 있다. 2019.04.03.(사진 = 기장군 제공) [email protected]
낙동강 오염으로 인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부산시가 동부산권이 커지면서 급수인구가 불어날 것에 대비해 낙동강에서 멀리 떨어진 기장군 일원에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해 만성적인 급수난을 해결하려는 새로운 시도였다.
.
하지만 이 지역 바닷물 원수에 대한 불신감이 큰데다가 이미 마시고 있는 수돗물 대신에 바닷물을 정수한 수돗물로 대체하려던 부산시의 계획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 곳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약 11㎞ 거리에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해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취수구를 통해 유입될 수 있을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희망하는 주민들에게만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수돗물 공급 찬반투표를 벌이는 과정에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특히 2012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고조된 상황에서 ‘방사능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나 신뢰를 확보하지 않은채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더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말았다.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고철로 썩히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물관리 일원화'로 지난해 6월 기장 해수담수화 사업 주관부서인 국토부로부터 업무를 넘겨 맡은 환경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선거 공약으로 기장해수담수화 식수공급 반대를 내걸었다.
민선 7기에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해수담수화 시설을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마땅한 다른 용도로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애물단지 신세가 되고 있다. 연간 시설 유지 관리비만 35억원이 소요된다.
작년부터는 관리운영주체인 두산중공업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철수하고 지금은 일부 연구인력과 전력이용 절감을 위한 ‘고도공정화’ 작업을 하는 직원들만 남아있다.
환경부는 ‘수돗물로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업용수로 공급할 수 있도록 경제성을 맞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담수화로 나온 '순수'(미네랄 등이 없는 증류수 형태)를 생산해 1만t은 인근 원전에 공급하고 3만여t은 울산 온산화학단지에 공급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온산화학단지는 기존에 공업용수를 자체 시설로 고도 정수처리한 '순수'를 사용하고 최근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환경부와 부산시, 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 관계자들이 한 차례 실무협의를 가진데 이어 이달 중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방안과 고도 정제처리한 ‘순수’를 정밀 첨단산업 시설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 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순수 물’을 생산해도 온산공단이나 사업장 까지 배관시설을 설치하는데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고 공사기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돼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은 새로 투자할 만큼 수요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만든 해수담수화 시설이 더 녹슬기 전에 안전성에 대한 신뢰 회복 등 해법을 찾아야 한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