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꼬르륵' 소리까지 생생…스마트폰 최초 ASMR 기능 탑재한 송호성 LG전자 연구원
LG전자 V50S, 스마트폰 최초로 ASMR촬영모드 탑재 성공
"처음엔 스마트폰에 ASMR기능 넣는 것 시기상조라 생각"
"일단 만들어보자 생각해 도전"
![[서울=뉴시스] LG전자 MC선행HW플랫폼팀 송호성 선임이 LG V50S의 ASMR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사진: LG전자 제공) 2019.12.03.](https://img1.newsis.com/2019/12/03/NISI20191203_0000440622_web.jpg?rnd=20191203182515)
[서울=뉴시스] LG전자 MC선행HW플랫폼팀 송호성 선임이 LG V50S의 ASMR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사진: LG전자 제공) 2019.12.03.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사각사각' 연필 깎는 소리, 배고플 때 나는 '꼬르륵' 소리, '타닥타닥' 모닥불 타는 소리 등 소소한 일상의 소리를 스마트폰으로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듀얼스크린폰 LG 'V50S 씽큐'라면 가능하다. LG전자는 V50S 씽큐에 스마트폰 최초로 ASMR 촬영모드를 탑재해 일상의 작은 소리를 풍성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란 뇌를 자극해 심리적 위안이나 안정감을 주는 소리로, ASMR 영상은 약 3~4년 전부터 국내 유튜브에서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ASMR 콘텐츠는 바람 부는 소리, 새소리, 낙엽 밟는 소리부터 먹방(먹는 방송)까지 다양하다. 보통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SMR 영상을 올리려면 고가의 전문 장비나 잡음을 없애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LG V50S 씽큐에 탑재된 ASMR 촬영모드로 촬영 하면 전문장비 못지 않게 작은 소리를 생생하게 담을 수 있어, 풍성한 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ASMR 유튜버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취재진이 스마트폰에 ASMR 기능을 최초로 탑재하는 데 성공한 송호성 LG전자 MC사업본부 선임연구원을 직접 만나 개발에 얽힌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 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송 연구원은 "최근 ASMR 콘텐츠가 트렌드가 되는 상황을 보면서 스마트폰으로도 ASMR 방송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모티브가 된 것은 한 초등학생 ASMR유튜버였다. 송 연구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한 초등학생 ASMR유튜버가 휴대폰에 들어가는 이어폰 마이크를 입에 바짝 붙여 녹음하는 것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ASMR 녹음 기능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디어를 착안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1월 스마트폰에 ASMR기능을 탑재하는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송 연구원은 약 3개월 동안 유튜브를 보면서 ASMR 관련된 상위 100개의 콘텐츠들을 분석했다고 한다. 이후 음식, 슬라임, 수세미, 종 등 수백개의 소재를 가지고 무향실, 회의실, 공원, 식당 등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서울=뉴시스] LG전자 MC선행HW플랫폼팀 송호성 선임이 무향실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사진: LG전자 제공)2019.12.03.](https://img1.newsis.com/2019/12/03/NISI20191203_0000440629_web.jpg?rnd=20191203182808)
[서울=뉴시스] LG전자 MC선행HW플랫폼팀 송호성 선임이 무향실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사진: LG전자 제공)2019.12.03.
개발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송 연구원은 "처음에는 스마트폰에 ASMR기능을 탑재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문 마이크랑 휴대폰 마이크는 성능 차이가 워낙 커,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본인도 의문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미 ASMR콘텐츠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와 있는 상태라고 느껴서 "일단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송 연구원은 덧붙였다.
"특히 잡음제거 기술을 만드는 게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수세미 마찰 소리를 녹음할 경우, 이전 기기에서는 이를 잡음으로 인지하고 없애기 때문에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담는 것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종소리의 경우에도 타종 직후의 소리는 잘 담기지만, 종의 울림 소리는 잡음으로 인식하고 녹음이 되지 않아, 이들 소리를 원음 그대로 담아내는게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수천번의 테스트를 통해 결국 이들 소리와 잡음을 구분하는데 성공했다.
또 "수 많은 소리를 녹음해 봐야하는게 어려웠다"고 송 연구원은 말했다. 같은 소리라도 공간에 따라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패턴의 소리를 환경을 바꿔가면서 해 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100개가 넘는 물건의 소리를 직접 테스트해봤다.
6월부터는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ASMR 방송 전문 유튜버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작업을 통해 개선점을 보완해 나갔다. 이러한 작업 끝에 '이 정도면 초보자도 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지난 10월 스마트폰 최초로 ASRM촬영모드를 탑재한 V50S가 출시됐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송 연구원은 "직접적으로 고객 반응을 들은 것은 없지만,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찾아보면 반응이 꽤 좋다"라고 말했다. "유튜버들이 ASMR모드로 떡복이 먹는 소리, 불꽃놀이 등을 촬영해 올렸는데, 댓글에 '현장에 강제로 소환당한 것 같다', '생동감이 넘친다'는 등의 반응이 압도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ASMR모드를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송 연구원은 향후 다른 제조사들도 ASMR촬영모드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결국엔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더욱 활성화되기 때문에, 더 질 좋은 녹음과 영상에 대한 고객 니즈에 맞춰 제조사들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송 연구원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입사 10년차다.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에서 오디오 개발 10년째 하고 있다. 휴대폰 녹음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해왔다.
음향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다"며 "처음 MC사업본부에 발령 받고,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음악듣는 것을 좋아해 오디오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관심분야가 전문분야가 된 케이스로, "지난 10년 간 재미있게 일했다"고 회상했다.
개발자로서의 어려움은 없느냐는 질문엔 "새로운 일을 하는걸 굉장히 좋아한다"며 "내가 직접 만든게 휴대폰에 적용돼 실제로 제품이 나오는 일련의 과정이 재미있다"고 답했다. 다만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할 게 너무 많다는 점이 힘들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전시호나 미술관 등에도 많이 다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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