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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매개로 새 돌파구…文, 남북협력 의지 재확인

등록 2020.04.27 16: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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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2주년 메시지…"코로나 위기, 남북협력 새 기회"

신년사 → 3·1절 기념사 이은 남북협력 세 번째 메시지 발신

"판문점선언 실천 속도 못낸 건 의지 부족 아닌 국제 제약 탓"

제재 장벽 토로 '셀프 반성문'…"마냥 기다릴 순 없어" 의지도

철도연결, DMZ 평화지대화, 공동유해 발굴 등 협력사업 열거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4.27.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선언 2주년인 27일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그 첫 번째 추진 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매개로 한 남북 보건협력을 꼽았다.

보건협력 분야에서의 접점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남북협력 사업을 순차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멈춰선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것부터 이행해 나갈 뜻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라며 이렇게 밝혔다.

남북 모두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코로나19의 위기는 곧 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북한을 향해 전향적인 호응을 촉구한 세 번째 대북 메시지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신년사와 3·1절 기념사를 통해 남북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인 이날 문 대통령의 수보회의 메시지는 대북 정책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1주년 기념식 영상축사를 통해 밝힌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겠다"는 은유적 표현과 달리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가 예상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수보회의 메시지에는 4·27 판문점선언에 대한 의미와 성과를 짚어보고, 남북관계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구상이 담길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4.27.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문을 열었던 판문점선언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았다는 평가 위에서, 그동안 대북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벽을 넘지 못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지 못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했음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전쟁 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면서 "판문점 선언은 9·19 남북 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로 이어져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출발점이 됐고,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문을 열었지만 그로부터 지난 2년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한 기간이었다"며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다"고 돌이켰다.

특히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의 실천을 속도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대목은 북한을 향한 솔직한 성찰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2018년 9월 평양 방문 후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론'으로 국제사회 설득을 시도했지만, 미국의 완강한 반대에 가로막혀 비핵화 대화는 물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단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던 결과에 대한 '셀프 반성문'으로도 읽힌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4.27.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이 "하지만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한 것은 북미 대화의 진전만을 위해 남북 관계를 소홀히 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확고한 신뢰 관계를 언급한 것도, '한반도 운전자론'을 환기시킨 것도 남북이 아닌 한반도 주변 정세에 더이상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은 자신을 향해 신뢰를 거둔 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9·19 평양 공동선언 5조 2항에서 김 위원장의 영변 핵폐기 의사를 전제로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에서 약속한 남북협력 사업들 열거하며 이에 대한 추진 의사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철도 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 ▲6·25 전사자 공동유해 발굴 등을 언급했다.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바꾸는 원대한 꿈도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부터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공동의 유해 발굴 사업은 전쟁의 상처를 씻고, 생명과 평화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뜻깊은 사업이므로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들의 상호 방문도 늦지 않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 말미에 판문점선언의 기본 정신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필요한 국제사회의 정신이 다르지 않다는 의미 규정을 통해 판문점선언의 이행 명분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기본 정신도 연대와 협력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본 가치이기도 하다"며 "남북이 함께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 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며, 상생 발전하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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