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살인자의 철면피 변명…"피해자가 넘어져 찔렸다"
50대, 커플에 흉기 휘둘러…남성 사망
피고인 "피해자가 넘어지며 찔렸다"
판사 "피해자 잘못이냐"며 언성 높여
재판부 피해자 진술 더 듣기로 결정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19/07/16/NISI20190716_0000363540_web.jpg?rnd=20190716202543)
[서울=뉴시스]
2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대연) 심리로 열린 배모(54)씨의 살인 및 특수상해 혐의 3차 공판에서 배씨는 "바닥에 누워 있는데 수직으로 세워진 흉기에 넘어지던 피해자가 찔렸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배씨의 이런 주장에 "피해자가 스스로 알아서 흉기를 피해서 넘어져야 하는 데 하필 피고인이 들고 있는 흉기 위로 넘어졌으니 피해자가 잘못이네요"라면서 "그런 주장이면 그런 얘기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살해 의사가 없고) 위협만 할 거면 칼은 왜 들고 갔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배씨는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렸다.
재판부는 재차 "피해자가 넘어지면서 자기 힘에 못 이겨 찔렸다는 것인데 재수 없게 심장을 찔린 것이냐"고 물었고, 배씨는 "재수없게라는 표현은 제가 한 적 없다"면서 "제가 원인 제공자는 맞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모욕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당시 현장에 같이 있다가 부상을 당한 사망한 피해자의 여자친구에게 "다음 기일에 참석해 사건의 경위 등을 진술할 수 있냐"고 물었고, 해당 피해자는 "하겠다"고 답했다.
배씨는 다음 재판 기일을 잡는 중에도 재판 중 나왔던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내용을 언급하면서, 영상 속 자신의 자세로는 살인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재판부가 "이미 주장 다 들었다"면서 배씨 발언을 중단시켰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배씨는 설 연휴 기간인 지난 1월26일 새벽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있는 자신의 집 앞에서 A씨와 B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일부러 A씨의 어깨를 밀치며 시비를 걸었다.
이후 A씨와 B씨가 돌아가자 배씨는 자신의 집 부엌에서 흉기를 집어 든 뒤 이들이 걸어간 방향으로 쫓아가 A씨와 몸싸움을 하다 그를 한 차례 찔렀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여자친구 B씨가 자신을 막아서자 배씨는 B씨의 얼굴을 2차례 때렸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된 이후 구속됐다.
지난 3월20일 1차 공판에서 배씨는 "커플과 시비가 걸린 이후 극도로 분노한 상태에서 집에 가 흉기를 가져온 것은 기억난다"면서도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지난 4월6일 열린 2차 공판에서는 "이 사건하고는 관련이 없지만 문재인씨가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국경을 해체한다는 등의 인터넷 기사를 보고 화가 난 상태"였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2차 공판 당시 배씨 측 변호인이 배씨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피해자 측 변호인은 "배씨는 누가 봐도 그냥 지나가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일부러 가서 시비를 걸었고, 검찰도 말했듯이 흉기를 갖고 와서 고의적으로 찌를 의사가 있었다"며 "이것은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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