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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꽂힌다…상장 이후 쿠팡은 어디로?

등록 2021.03.11 14:42:50수정 2021.03.11 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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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만평 규모 풀필먼트 센터 확장

장기적으론 중국 등 해외진출 가능성도

영향력 확대 위해 오프라인 유통 진출

쿠팡이츠·쿠팡플레이 기존 사업도 강화

5조 꽂힌다…상장 이후 쿠팡은 어디로?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쿠팡의 미국 증권시장 데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쿠팡의 주당 공모가는 35달러다. 쿠팡은 총 1억3000만주를 공모한다. 이에 따라 42억 달러, 약 5조원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됐다. 이제 쿠팡이 이 막대한 자금으로 무엇을 할지가 관심이다. 국내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투자받은 돈 34억 달러(약 3조8000억원)로 딱 10년 만에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최강자로 떠올랐다"며 "이제 이보다 더 큰 돈이 쿠팡 주머니에 꽂힌다. 뭐든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국내 e커머스 완전 장악

우선 예상되는 건 물류 센터 확장이다. 물류 센터를 늘려 전국에서 쿠팡 배송 서비스 질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현재 쿠팡은 국내 30개 도시에 170여개 물류 시설을 운영 중이다. 약 230만㎡(70만평) 규모다. 유통·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25년까지 서울을 제외한 7개 지역에 총 100만평 규모 풀필먼트 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풀필먼트는 물품 보관부터 포장·배송, 재고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의 핵심 능력이다. 쿠팡(22조원)보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규모가 큰 네이버(26조8000억원)가 CJ그룹과 동맹을 맺은 것도 CJ대한통운의 이 풀필먼트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물류 센터가 확장되면 현재 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 '제트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체의 경쟁력은 곧 물류센터의 크기와 양"이라고 했다.

◇국내 장악 뒤엔 해외 진출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 자료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고,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외 사업이 가능한 나라로는 역시 중국이 꼽힌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라는 매우 강력한 경쟁 업체가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는 곳"이라며 "쿠팡의 빠른 배송을 중국에서도 해낸다면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쿠팡은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에 사무실이 있다. 다만 해외 진출은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CJ그룹·이마트와 손잡고 본격 유통 시장 참전을 선언했고, 연간 거래액이 20조가 넘는 이베이코리아가 매각 절차를 밟는 등 국내 e커머스 시장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당장에 다른 데로 눈을 돌릴 수는 없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5조 꽂힌다…상장 이후 쿠팡은 어디로?

◇오프라인 유통으로 확장

쿠팡이 오프라인 유통에 진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쿠팡의 롤모델이 아마존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마존의 공격적 투자,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 진출 등을 그대로 따라갔던 쿠팡이, 2017년 유기농 식품 업체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신선식품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넓힌 아마존 방식을 또 한 번 이어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쿠팡의 약점은 신선식품이다. 산지(産地) 확보, 관리 등에 노하우가 필요한데다가 여전히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만약 쿠팡이 신석식품을 잘 다룰 수 있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를 사들인다면 국내 유통 시장 내 영향력을 더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라는 브랜드가 이미 국내 소비 시장에 각인됐기 때문에 리스크가 그렇게 크지 않으면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기존 사업 강화

쿠팡은 현재 배달앱 쿠팡이츠,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 비하면 아직 시장 영향력이 낮고, 쿠팡플레이 역시 넷플릭스 등 시장을 선점한 업체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 부문들의 성장 가능성이 코로나 사태 이후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자금을 쏟아부어 빠르게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거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e커머스 업체 중 가장 편리한 결제 시스템이라는 쿠페이를 활용해 핀테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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