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형사처벌 과도해" 본격 협상…현실은 동상이몽
경사노위 제도관행개선위 석달만에 회의 재개키로
경영계 요구로 테이블 올렸지만…노사 입장차 상당
勞, 노조활동 처벌 과해…使, 기업만 부당행위 처벌
논의 기한 5개월 남짓…대선 겹쳐 흐지부지 우려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인재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0월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 기자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6.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10/16/NISI20201016_0016788251_web.jpg?rnd=20201016111231)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인재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0월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 기자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6. [email protected]
노사 모두 형사처벌 규정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영역은 다르다. 노동계는 노조 활동에 대한, 경영계는 기업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안을 바라보는 입장차가 뚜렷한 데다 내년 대선 국면까지 겹칠 경우 사회적 대화가 또다시 헛바퀴를 돌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0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제도관행개선위)는 노조법상 형사처벌 제도를 안건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7월9일 이후 석달 만에 열린 이날 회의는 해당 주제와 관련된 첫 논의 자리였다. 노사는 본격적인 논의 시작 전 각자의 요구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 측에선 현행 노조법에 명시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형사처벌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노동위원회를 통한 행정구제가 이뤄지는 것과 별개로 행위 자체에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처벌이란 주장이다.
유죄 확정까지 기업이 감당해야 할 시간과 비용적 리스크는 상당한 반면, 노조가 이를 남용하는 사례가 빈번해 소모전이 잦은 만큼 제도 개선은 불가피하단 게 경영계 주장이다. 이들은 노조의 고의적인 교섭 거부 등 부당노동행위에 상응하는 불법 행태에 대해선 법적 제재가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경영계의 이 주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맞이하며 탄력을 받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최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별 노조의 불법 집회, 불법 점거 행위 등을 거론하며 "법위에 군림하는 노조를 그대로 두어서 되겠나. 노동자의 피해 구제를 위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는 유지하되 노조의 같은 행위도 처벌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노조법이 노조 운영·활동에 지나치게 많은 벌칙을 두고 있어 노조를 과도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현행 노조법은 노조에 의해 주도되지 않는 쟁의, 쟁의 기간 중 임금지급 요구 등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징역 또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노동계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를 감안하더라도 노조 본연의 성격이 조합 자치에 가까운 만큼 행정적인 목적을 위한 처벌규정은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사회적 대화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관행개선위는 내년 4월10일 활동이 종료된다. 활동 기간이 5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대선이 겹치게 될 경우 사실상 논의가 흐지부지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논의가 경영계의 요구로부터 시작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의견에 무게를 더한다. 경영계는 지난해 노조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과정에서 노동계의 의견이 다수 반영된 데 반발해 한동안 경사노위에 불참했는데, 복귀 과정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대화 안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노동계가 형사처벌을 다루는 방향으로 수용하면서 대화가 시작됐지만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경우 노동계 대표로 경사노위에 참여 중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영계를 달래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실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계 내부에서도 이번 논의가 사실상 형식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이 경우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책임론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도관행개선위는 이번 안건에 앞서 지난해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단체교섭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논의를 종료했다. 사회적 대화가 논의 자체를 지향한다 하더라도 사실상 1년이 넘도록 위원회 활동이 공회전을 거듭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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