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중복수사…"공수처-檢 관계, 경찰-檢보다 못한 상황"
검찰, '조희연 사건' 재수사 통해 기소 결론
중복수사·수사권한 등 檢·공수처 논란 계속
전문가 "한쪽 잘못 아냐...법이 만든 블랙홀"

[과천=뉴시스] 고가혜 하지현 기자 = 검찰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사건'을 재판에 넘기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공수처에게 직접 기소권이 없는 사건 처분에 대해서는 세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중복수사 등 불필요한 절차가 반복되고 있다. 또 검찰이 보완수사만 요청하지 않았을 뿐 재수사로 공소사실을 재구성하면서 공수처와 검찰의 관계가 사실상 사법경찰과 검찰의 관계와 다를 바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는 지난 2018년 해직교사 5명을 부당한 방법으로 특별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 교육감과 당시 비서실장 A씨를 지난 24일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9월3일 공수처로부터 이첩받은 사건을 그대로 기소하지 않고 법리 검토와 피의자 등 소환조사를 다시 진행했다. 재조사 끝에 검찰은 공수처가 송부한 자료 중 조 교육감의 '중간결재권 행사 방해' 등 일부 내용을 빼고 범죄가 성립되는 부분 위주로 공소사실을 다시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동일한 수사 절차가 반복되는 것은 공수처과 검찰이 기소권 없는 사건 처리 관련 실무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 공수처법은 검사, 판사, 헌법재판관, 경무관 이상의 경찰 외에는 공수처가 기소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 5월 제정한 사건사무규칙 28조에서 공수처가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하거나, 불기소 결정을 한 뒤 관련 서류를 검찰에 송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불기소권도 행사할 수 없고, 사건을 넘기더라도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상 '사건 송부'의 개념은 형사소송법상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취지다.
이에 공수처 측은 "공수처와 검찰은 대등한 수사기관"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어떤 법령을 봐도 공수처 검사가 사법경찰관이라는 얘기는 없다"며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12.20.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0/NISI20211220_0018271297_web.jpg?rnd=20211220092242)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12.20. [email protected]
이후 검찰이 공수처에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등 표면적인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수사 권한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검찰이 자체 보완수사를 통해 공소사실과 법리를 전면 재구성하면서, 검찰이 공수처보다 상위에서 수사를 평가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듯한 모습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은 고발사주 의혹 등 다른 사건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직권남용 혐의로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할 수 있지만, 공직선거법 혐의만으로는 김 의원을 직접 기소할 수 없다. 이에 공수처는 세부 혐의 적용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건사무규칙 개정을 위해 논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이러한 논쟁이 국회의 미비한 입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공수처법은 기소권이 없는 사건은 수사만 할 수 있고 불기소할 때 마침표도 못 찍게 만들었다. 이는 공수처 검사가 경찰보다 못한 상태인 것"이라며 "공수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무규칙을 만들었지만 검찰 입장에서 이는 대외적인 구속력이 없는데, (공수처가) 보완 요구도 안 받는다고 하니 공소 유지를 위해 나름대로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공수처나 검찰 어느 한 쪽의 잘못이 아니라 법이 블랙홀을 만든 것"이라며 "국회가 친인권적인 수사를 통해 거악을 척결하고 검사의 자기 편 만들기를 방지하기 위해 공수처를 만들었다면, 더 이상 중복수사로 인권침해적 요소가 법에 의해 발생되는 상황을 국회가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가 5자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한다고 했지만 전부 관계기관 밖에 없다보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며 "공수처과 검찰 간 협의를 위해서는 민간위원이 포함된 민간 협의체를 통해 양 당사자간 협의점이 만들어지지 않는 현안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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