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채팅창만 10개, 쉼없이 '따르릉'…지쳐가는 방역현장[코로나3년]
재택치료 환자 관리하는 서대문구 전담 TF
"위드 코로나 후 하루에 많게는 70명 늘어"
"구급차 3대 와도 병상 배정 안 돼 무력감"
'검사 물량 폭증' 선별검사소도 '인력 부족'
"구청 공무원들, 부서마다 돌아가며 지원"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 TF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자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01.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8/NISI20211228_0018289641_web.jpg?rnd=20211228170053)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 TF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자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01. [email protected]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청 6층 강당 옆 코로나19 재택치료 태스크포스(TF)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카카오톡 대화 창을 6개 띄운 공무원들은 전화를 받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해당 팀에서 근무 중인 이병찬(38) 주무관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11월 중순부터 재택치료 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꾸려졌던 11월 초에는 재택치료 대상자가 다 합해 50명이 안 돼 8명으로 대응을 할 수 있었다"면서 "위드 코로나 이후 하루에 30명, 많게는 70명씩 늘어나기 시작하니 정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코로나19 재택치료 TF 공무원은 현재 모두 29명이다. 지난해 12월31일 정오(낮 12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는 274명. 공무원 1명이 환자 9~10명의 상태를 관리하는 관련 업무를 도맡아 하는 셈이다.
주말도 없이 매 시간마다 카카오톡을 통해 밀려드는 업무에도 이 주무관은 "인구가 많은 강남은 재택치료 환자가 하루에 100명씩 늘어난다"며 담담히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 TF 사무실에 재택치료자들에게 지급하는 건강관리세트가 쌓여 있다. 세트에는 의약품,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손소독제, 세척용 소독제 등이 들어있다. 2022.01.01.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8/NISI20211228_0018289644_web.jpg?rnd=20211228170056)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 TF 사무실에 재택치료자들에게 지급하는 건강관리세트가 쌓여 있다. 세트에는 의약품,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손소독제, 세척용 소독제 등이 들어있다. 2022.01.01. [email protected]
호흡이 안 되는데 병상이 없다…"무력감 느껴"
어느덧 오전 11시가 되면 보건소에서 재택치료를 승인한 코로나19 확진자 명단을 보낸다. 명단을 몇 명씩 팀원끼리 분배해 재택치료 대상자에게 전화를 돌린다. 병원과 공유하는 시스템에 입력하기 위해 인적사항과 현재 몸 상태를 일일이 확인한다. 신규 재택치료자 명단은 오후 5시에 한 번 더 넘어온다.
병원에서 환자 상태를 살필 때 쓰는 건강관리 키트를 환자들에게 보내는 것도 TF 공무원들의 몫이다. 사무실 문 옆엔 병원에 따라 다른 색으로 구분된 키트 50여개가 종이 가방에 담긴 채 바닥에 놓여 있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 TF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2.01.01.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8/NISI20211228_0018289648_web.jpg?rnd=20211228170056)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 TF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2.01.01. [email protected]
이처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이 주무관은 위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병상이 없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을 때가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었다고 말한다.
"새벽에 환자의 상태를 들었는데 호흡이 안 돼서 구급차가 집에 온 상태였다. 그런데 중수본(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병상을 배정해 주지 않았다. 구급차 산소가 떨어져 다른 구급차가 왔고, 기다리다 다시 한 대가 또 왔다. 저희는 지침대로 병상 배정 신청을 넣었는데, 배정이 되지 않자 환자 동거 가족이 소방대원을 폭행하려고 했다."
이 주무관이 지난해 12월 초 실제 겪었던 일이다. 그는 "업무의 과중함은 감내하더라도 저희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으면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화장실도 못 가며 임시선별검사소 교대 근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자치행정팀 강태호 주무관이 서울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현장 근무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1.01.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8/NISI20211228_0018289636_web.jpg?rnd=20211228165827)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청 자치행정팀 강태호 주무관이 서울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현장 근무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1.01. [email protected]
서대문구 선별검사소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강태호(45) 자치행정팀 주무관은 지난해 12월27일 오후 취재진과 신촌역 광장 앞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로 향했다. 검사소에 마련했던 안내 호출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은 상황이었다.
검사소 현장은 번호표를 손에 쥔 검사 대기자 40명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호복을 입은 지원 인력이 입구에 선 채 마이크를 통해 외쳤다.
"750번 이전 번호 분들 입장하실께요. 지금 번호표 뽑고 어디 가시면 안 됩니다. 여기 대기해 주세요. 지금 호출기가 고장 나서 안내가 안 됩니다."
한파를 견디지 못한 호출기 연결 부위가 파손된 게 고장의 원인이었다. 기기 수리업체는 하루는 지나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밝힌 상황. 강 주무관은 홍제동에 위치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기기를 가져오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전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현장 직원이 핫팩을 손에 쥐며 손을 녹이고 있다. 2022.01.01.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8/NISI20211228_0018289628_web.jpg?rnd=20211228165823)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전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현장 직원이 핫팩을 손에 쥐며 손을 녹이고 있다. 2022.01.01. [email protected]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력난이다. 곧 끝날 것만 같았던 코로나19 유행이 올해로 3년차를 맞으면서 자원봉사자, 지원 인력으로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을 이어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12명이 한 조를 꾸려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검체 채취를 맡은 의료진 5명, 행정 업무를 맡은 5명, 서대문구 내 예비군 동대에서 교대로 지원을 나온 2명이다.
서대문구 공무원들도 부서마다 교대로 현장에 투입된다. 자신이 맡은 업무와 동시에 선별검사소 지원 업무를 하는 셈이다. 강 주무관도 당장 오는 3월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 준비에 나서야 한다.
강 주무관은 "오전, 오후, 야간 3~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는 동안은 검체가 밀려 들어오기 때문에 화장실도 못 간다"며 "초창기에는 부서별로 1주일 씩 근무를 서도록 했는데, 자기 업무도 동시에 해야 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보니 요즘은 부서 내에서 한 명씩 쪼개서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검사 희망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01.01.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28/NISI20211228_0018289632_web.jpg?rnd=20211228165830)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검사 희망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01.01. [email protected]
"새해에는 올해 같은 어려움 없었으면"
다만 코로나19 3년차를 맞이하는 새해에는 지난해 겪었던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재택치료를 받다 위중해진 환자가 병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임시선별검사소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현재는 병상 가동률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0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68%였다. 996개 중 677개가 사용 중이다. 1일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확진자도 12월29일 0시부터 사흘간 없었다. 단계적 일상회복 직후 병상 대기자가 발생(11월4일, 2명)한지 55일만이다.
병상 대기자는 지난해 12월12일 수도권에서 1739명까지 폭증하기도 했다. 12월12일부터 18일 사이엔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코로나19 환자 중 6명이 숨졌다.
정부는 고위험군 재택치료자에게 국산 항체치료제를 처방하기로 한 한편, 먹는 형태의 경구용 치료제를 집으로 배송해 투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병상도 추가 확충한다. 내년 1월까지 치료병상을 약 6900병상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확진자 1만명 발생시에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의 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아울러 임시선별검사소는 34곳을 늘리고, 운영 종료 시간도 평일 오후 5~6시에서 오후 9시, 주말 오후 1시에서 오후 6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검사소 설치, 검체 채취 등을 민간 위탁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한다.
이 주무관은 "위드 코로나를 한다고 하면서 병상 부족 문제와 같이 정책적으로 부족했던 것을 현장 실무자들이 감내해야 했던 상황이 무척 힘들었다"며 "새해에는 환자들이 모두 병상에 정상 배정돼 치료를 받고 건강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하고, 코로나19 유행이 얼른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