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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현빈 "'백기태가 악역?…우리를 비추는 거울이죠"

등록 2026.01.29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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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백기태

70년대 중정 과장 변신…악역 첫 도전

요원처럼 보이려 증량…"쉽지 않았다"

"정우성, 시즌2서 좋은 모습 보일 것"

손예진도 응원…"못봤던 얼굴 봤다고"

[인터뷰]현빈 "'백기태가 악역?…우리를 비추는 거울이죠"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방심하면 백기태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현실에도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기태는 우리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죠."

배우 현빈은 27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종영 인터뷰에서 첫 악역 도전에 대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 국가를 수익 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하얼빈'(2024) 등 강렬한 시대극을 선보인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현빈은 격동의 1970년대를 살아가면서 부와 권력을 얻는 것 만이 살 길이라 믿는 '백기태'를 연기했다. 중앙정보부 과장인 그는 조직이 버린 마약 사업을 손에 넣고 일본 야쿠자와 직접 거래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지만 출세를 위해 거리낌 없이 국가 권력도 이용한다.

동시에 백기태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동생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하다. 그릇된 욕망은 가난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잘 살아 보겠다는 소망에서 출발한다. 그 시절에만 존재했던 복합적 욕망을 인상적인 연기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현빈은 이 작품을 통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그는 첫 악역 연기를 묻는 소감에 "백기태가 악역인가"라고 반문했다.

현빈은 "백기태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인물을 연기할 때 악역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지 않았다"며 "잘못된 일을 하고 있지만 이해할 수 있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어딘가 불편한 면도 있어서 기태라는 인물이 나쁘지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백기태라는 인물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이 작품 속 모든 캐릭터가 서로의 욕망에 따라 선택을 하고 그 차이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에서 싸움이 시작된다. 각자가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빈은 "'메이드 인 코리아'는 질문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고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라며 "이 작품을 시대에 대입해서 질문해 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 '하얼빈'에 이어 우 감독과 다시 만났다. 우 감독은 전작에서 현빈을 통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처절하게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번엔 1970년대 한국이 만들어 낸 악인을 구현했다. 

현빈은 "감독님께서 '하얼빈' 때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도 배우에게 새로운 것을 끌어내려고 노력을 해주시는 것 같다"며 "배우로서 그 지점이 좋고 감사하다"고 했다.

우 감독은 현빈에게서 악인을 이끌어 내기 위해 연기할 때 고개 각도까지 주문했다고 한다. 특히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치고 자리에 앉아 시가를 태우는 모습을 담아 화제가 된 엔딩 장면은 우 감독이 낸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현빈은 "그날 오전에 세팅을 다 하고 스탠바이를 하던 중 감독님이 그 신을 이렇게 찍어보자는 제안을 하셔서 갑자기 찍게 됐다"며 "뿌듯했다. 감독님 생각이 맞아 들어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인터뷰]현빈 "'백기태가 악역?…우리를 비추는 거울이죠"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현빈의 첫 OTT 도전작이다. 첫 도전인 만큼 완벽한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그는 중앙정보부 요원처럼 보이기 위해 촬영 전 13~14㎏를 증량했다.

현빈은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시대적인 상황이나 기관이 가진 힘·위압감이 백기태에게 뿜어져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1화 비행기 상황에서는 '제임스 본드'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씀도 있었다. 수트가 완전히 몸에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증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현빈은 증량을 통해 만든 비주얼에 대해 "만족한다"면서도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려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영화 '하얼빈' 때는 감독님께서 근육을 다 없애 달라는 주문을 하셔서 1년 넘게 운동을 하지 않았다"며 "다시 근육을 붙이려니 처음엔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첫 악역을 맡아 배우로서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태는 직진으로 밀고 나가는 인물"이라며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움직이지만 행동이 빠르다. 실제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보니 연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배우들과 호흡도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원지안·서은수·조여정,·노재원 등을 언급하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다만 정우성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현했다.

현빈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아쉬움은 저보다 선배님이 훨씬 크실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어느 배우라도 그 배역을 소화해내기 위해 부단히 고민을 하고 노력하는데, 반응이 이렇게 나온 것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직시하고 여러 생각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즌1이 끝이 아니라 시즌2까지 있는 작품이기 분명히 더 많이 고민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했다.

현빈은 작품 속에서 두 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소리를 치는 등 엄한 가장의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2022년 손예진과 결혼해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아들에게도 엄한 아버지일까.

현빈은 "아직 화까진 낸 적은 없는 것 같다"며 "동물적 본능인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이만하니까 '쉬운 상대는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손예진과 같이 작품을 시청하진 않았지만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현빈은 "와이프가 현재 촬영 중이라서 매 회차를 함께 보진 못했지만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며 "배우로서 못 봤던 얼굴을 본 것 같아서 좋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지난 14일 에피소드를 모두 공개하며 시즌1을 마쳤다. 현재 시즌2 촬영이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현빈은 시즌2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그는 "주변에서도 어떤 내용이냐고 많이 물어보시지만 '노 코멘트'"라며 "시즌1 엔딩의 여운을 갖고 기다려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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