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플법, 혁신·통상 다 잡는다" 韓·美 IT 싱크탱크, 플랫폼 규제에 일제히 경고
인기협 "시장지배력, 규제 아닌 기술로 재편…온플법, 혁신 저해 부를 것"
美 ITIF "韓 온플법은 차별적 비관세 장벽…무역법 따른 보복 조치해야"
美 대사대리 서한 발송 등 온플법 입법 중단 압박 수위 최고조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자영업자·중소상인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온라인플랫폼법 입법과 촉구대회를 하고 있다. 2025.12.01.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1/NISI20251201_0021081407_web.jpg?rnd=20251201144525)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자영업자·중소상인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온라인플랫폼법 입법과 촉구대회를 하고 있다. 2025.1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한미 IT 싱크탱크가 잇달아 '온라인플랫폼법(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한국의 플랫폼 규제 입법 시도에 경고 메시지를 냈다. 한국 싱크탱크는 규제 실효성 부재와 혁신 저해를, 미국 싱크탱크는 한미 무역 합의 위반에 따른 통상 보복 가능성을 두고 각각 경고했다.
미국 정부도 최근 한국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이슈를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며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정부와 여권이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 도입에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산하 싱크탱크인 디지털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장지배력은 규제가 아닌 새로운 기술에 의해 무너진다"며 온라인플랫폼법 입법 반대 의견을 냈다.
현재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플랫폼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지난해 12월 발의한 이 법안에 따르면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 거래액,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 지정과 금지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거대 플랫폼의 시장 독점력을 사전 억제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는 오히려 토종 플랫폼의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연구원도 과거 규제 사례를 검토한 결과 독점 구조는 규제보다 기술 혁신으로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1970년대 미국 통신사 AT&T의 통신 독점은 법적 분할이 아닌 광섬유와 위성통신 기술이, 1980년대 IBM의 메인프레임 독점은 규제가 아닌 개인용 컴퓨터(PC) 등장으로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브라우저 끼워팔기 역시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 모바일 시대로 바뀌며 MS 대신 구글이 브라우저와 검색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연구원은 최근 생성형 AI가 검색과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현재 시장 상황을 언급하며 과거 반세기 사례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혜 디지털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섣부른 규제가 초래한 시장 왜곡은 되돌리기 어려우며 상실된 산업 기회는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지금의 선택은 향후 수십년간 한국 플랫폼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美 IT 싱크탱크 "韓 온플법, 차별적 비관세 장벽"
![[서울=뉴시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의실에서 롭 앳킨슨 ITIF 회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14/NISI20260114_0021126021_web.jpg?rnd=20260114100557)
[서울=뉴시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의실에서 롭 앳킨슨 ITIF 회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싱크탱크도 한국의 플랫폼 규제 도입 시도를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조셉 V. 코닐리오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독과점·혁신 정책 국장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논평을 통해 한국의 플랫폼 규제 입법 시도를 '미끼 상술(Bait and Switch)'이라 비판하며 미 정부의 강력한 통상 보복 가능성을 전망했다.
코닐리오 국장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한미 전략적 무역 합의'를 통해 미국 기업 차별 금지를 약속해놓고 실제로는 미국 기업을 정밀 타격하는 규제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ITIF는 보고서에서 한국 공정위의 집행이 표면적으로는 중립적일지 몰라도 실제 고액 과징금은 미국 기업에 집중되는 '실질적 차별'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으로 국내 기업보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낸 사례 등을 들었다.
쿠팡은 지난 2024년 검색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PB, 직매입 상품을 우대하고 자사 상품을 부각한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지난 2024년 1628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2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공정위 처분 중 가장 많은 과징금이다.
코닐리오 국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대응책도 제시했다.
이 논평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롭 앳킨슨 ITIF 회장과의 면담 이후에 나온 것이다. 여 본부장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미 워싱턴에서 서비스산업연합(CSI),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ITIF 등 IT 유관 협회, 싱크탱크와 대화를 나눴다.
여 본부장은 한국의 디지털 규제 입법과 관련해 특정 국가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며 우려 해소에 집중했다.
하지만 ITIF는 여 본부장과의 면담 이후에도 온라인플랫폼법 입법 비판을 반복했다. 이에 우리 정부의 노력이 워싱턴 현지에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온플법, 상호관세 복원 '뇌관' 됐나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석에 한미 관세, 안보협상 조인트 팩트시트 프린트본이 놓여 있다. 2025.11.14.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4/NISI20251114_0021058304_web.jpg?rnd=20251114114931)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석에 한미 관세, 안보협상 조인트 팩트시트 프린트본이 놓여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특히 여 본부장이 미 의회, IT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과 만나는 동안 미국 정부는 주한미국대사를 통해 직접적인 경고장을 보내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가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지난 13일(한국 시간) 팩트시트 중 디지털 부문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보냈다. 배 부총리가 제1수신자로,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수신 참고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팩트시트에는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하고 위치·재보험·개인정보에 대한 것을 포함해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상호관세를 원상 복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국 국회의 대미 투자 관련 입법 지연을 무역 합의 파기 증거로 삼았다. 업계에서는 온라인플랫폼법 입법 추진도 관세 복구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미 대사대리의 서한은 디지털 이슈에 국한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IT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규제가 보복 관세의 간접적인 빌미를 제공했다"며 "국내 규제가 보복 관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이 큰 만큼, 정부와 국회가 입법 속도 조절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ITIF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있던 다음 날인 27일(현지 시간) 엑스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입법 지연 때문만이 아니라 차별적인 디지털 규제 등 해결되지 않은 통상 현안들이 누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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