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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먹을거리 나눠주는 '정후천사'..."익명으로 계속 나눔하고파"

등록 2022.01.01 22:01:00수정 2022.01.01 22: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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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정경대 후문 근처에 간이 테이블 설치

라면·즉석밥·마스크 등 생필품 나눔 이어가

반경 5㎞ 주위 사람들 챙기는 '5K운동' 일환

만두 업체도 떡만둣국 밀키트 50인분 기부

자취생들 위해 준비…"따뜻한 연말 되기를"

[서울=뉴시스] 고려대생 A씨가 지난달 22일 고려대 서울 캠퍼스 내에서 무료로 나눈 물품들. (사진=고파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려대생 A씨가 지난달 22일 고려대 서울 캠퍼스 내에서 무료로 나눈 물품들. (사진=고파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방학에도 남아계신 분들 위해 나눔하고 있습니다. 모두 행복하고 따뜻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22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후문 근처, 간이 테이블이 하나 설치됐다. 라면, 즉석밥, 도시락 김 등 테이블 위에 진열된 식료품들은 소식을 듣고 찾아온 젊은이들의 손길에 금세 동이 났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고려대 캠퍼스 안에서 소규모 생필품 무료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이벤트'는 약 일주일 간격으로 열리며 장소는 정경대 후문, 학생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취급 품목은 마스크에서 커피 드립백, 직접 구운 스콘까지 다양하다. 그중 주를 이루는 건 간편 식품이다. 라면, 참치통조림, 레토르트 카레 등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거나 집안에서 조리 활동이 어려운 자취생들에게는 소중한 식량들이 테이블 위에 오른다.

무료 나눔에 나선 A씨는 고려대에 재학 중인 21학번 학생이다. A씨는 뉴시스와의 연락에서 '5K운동'을 알게 돼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5K운동은 자기 반경 5㎞ 내에 있는 이들이 배고픔 또는 부족함이 없도록 돕는 활동으로, 일부 종교계에서 활성화된 움직임이다.

A씨는 고파스(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나눔 홍보 글을 통해 "코로나로 쉽지 않은 한 해였지만 연말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29일 만두 업체 '백자로 푸드'가 A씨에게 무료 나눔 물품으로 제공한 떡만둣국 밀키트들. (사진=고파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달 29일 만두 업체 '백자로 푸드'가 A씨에게 무료 나눔 물품으로 제공한 떡만둣국 밀키트들. (사진=고파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선행은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A씨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만두 판매 업체가 떡만둣국 밀키트(간편 조리 세트)를 기부 물품으로 보탠 것이다. 지난달 29일 떡과 만두, 사골육수로 구성된 밀키트 50인분이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기부에 나선 만두 업체 '백자로 푸드' 관계자는 "집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떡만둣국이라도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눔에 동참하게 됐다"며 "작년에도 고파스(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무료 나눔을 했는데, 올해는 좀 더 학교 주위에 있는 자취생들에게 물품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A씨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나눔은 고대생들 마음의 온기를 채웠다. 고파스 이용자들은 "스콘 진짜 맛있었다. 감사히 잘 먹었다", "근처에 살진 않지만 자취생으로서 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21학번이면 아직 어린 나이인데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배우고 싶다" 등의 댓글로 A씨에게 감사와 응원의 인사를 전했다.

나눔이 이어지면서 A씨의 구체적인 정체를 궁금해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름이나 얼굴을 밝히지 않은 A씨는 '정후(정경대 후문)천사', '테이블좌'와 같은 별명으로만 불리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자세한 개인정보는 밝히질 않길 원했다. 그는 "제가 대단한 마음으로 나누는 것도 아니고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 익명의 자리에 남아 나눔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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