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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통합·능력 내세웠지만…심판론·도덕성에 무릎 꿇어

등록 2022.03.10 04:49:31수정 2022.03.10 06: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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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대권 도전도 실패…인물론 먹혀들지 않아

대장동, 가족 리스크, 친문 지지층 반감 등이 패인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두 번째 대권 도전에서도 완등에 실패했다. 정권 심판론을 제압할 무기였던 인물론이 대장동 특혜 의혹과 배우자 리스크 등에 막혀 통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패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등 도덕성 문제, 당 주류인 친문과 갈등 관계에도 비주류인 이 후보에게 후보직을 안겼다.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과 부동산정책 실패로 떠나간 중도층을 설득하려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발로다.

이 후보는 소년공 출신 인권변호사라는 입지전적인 개인사, 기존 정치인의 문법을 깨는 '사이다' 언행, 성남시장·경기지사 재임시 보여준 실행력과 정치적 선명성 등 인물 경쟁력을 내세워 친문이 지지한 이낙연 전 대표와 네거티브전에서 승리했다.

본선에서도 정치 초년병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조직과 정책, 주변 관리 등 다방면에서 미흡함을 노출하면서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도약하는 등 '이재명의 시간'이 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기회를 굳히지 못했다. 이 후보가 인허가한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사업'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이 민간 시행업자에게 수천억원대 수익을 몰아준 '단군 이래 최대 비리 사업'으로 귀결되면서 인물론에 균열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배우자 김혜경씨 공무원 사적 동원과 법인카드 유용 논란, 장남 이동호씨 군병원 특혜 입원 의혹 등은 비주류를 자처하며 기득권을 공격하며 팬덤을 키워온 이 후보의 정치적 행보와 모순을 일으키며 인물론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윤 후보의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으로 맞불을 놨지만 인물론을 강조했던 이 후보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윤 후보보다 큰 타격을 입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email protected]

변방 기초단체장을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 올려놓은 사이다 언행도 본선에서는 악재가 된 모습이다. 독선적인 이미지를 완화하기 위해 기본소득과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공약을 철회했지만 되려 '인기를 위해 쉽게 말을 바꾼다'는 불신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주4일제와 탈모 건강보험 적용 등 공약은 지지층의 호응을 얻었지만 인기 영합주의자라는 세간의 우려도 따라 붙었다. 전두환 공과 발언 등 보수를 끌어안기 위한 행보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반발로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정권심판론의 원천인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고자 종합부동산·재산·양도세 완화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기조를 뒤엎었지만 정권심판론을 완화하기는커녕 친문과 진보진영의 반발을 산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친문과 갈등 관계, 이 전 대표와 거친 네거티브전도 결과적으로는 독이 됐다.

이 후보는 인물론이 흔들리면서 중도 외연 확장이 불발되자 차별화를 포기하고 친문 표심 끌어안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친문 팬덤은 거듭된 사과에도 이 후보를 온전히 지지하지 않았고 일부는 되려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층 일부도 윤 후보에게 돌아섰다.

친노·친문 인사들은 경선 과정에서 분열하면서 상당수가 이 후보에게 백기를 들었지만 핵심 친문은 윤 후보가 선거 막바지 '전 정권 적폐 수사'를 공언해 공멸 위기가 대두되기 전까지 선거에 거리를 뒀다.

[성남=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2.03.10. jhope@newsis.com

[성남=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2.03.10. [email protected]

비주류의 한계도 노출됐다. 경선 내홍을 수습하고자 계파를 아우르는 '메머드 선대위'를 띄웠지만 실패하면서 후보 선출 직후 골든타임을 허비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천명하고 혁신에 나섰지만 586이 용퇴론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빛이 바랬다.

이 후보를 지지했던 당 비주류 인사들이 당과 선대위 방향타를 거머쥐었지만 '이재명다움'을 두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등 전략상 한계를 노출했다.

당내에서는 비주류나 당 밖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과오를 짊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이 후보는 정권심판론이란 족쇄를 차고 대선에 임해야 했다. 선거를 열흘 앞두고 통합정부론과 정치개혁을 축으로 한 '반윤연대'를 마지막 승부로 내놨지만 위성정당 창당 등 민주당의 과거 독주가 걸림돌이 됐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이 후보의 제안을 선거용 꼼수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이 당론 채택 등으로 지원사격을 했지만 반윤연대 합류를 거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 후보를 택하면서 정권심판론이 선거 최종 화두가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투표 관리 부실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연계되면서 이 후보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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