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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실적 왜 좋은가 했더니…'공짜 예금' 때문

등록 2022.04.30 13:00:00수정 2022.04.30 13: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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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원가성 예금 증가에 '원가 절감'

제2금융원·인뱅으로 이동에 주춤할 수도

은행 실적 왜 좋은가 했더니…'공짜 예금' 때문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저원가성 핵심예금 증가로 인한 '원가절감'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기에 증권시장 등이 주춤하며 '역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한 덕분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예치된 저원가성 핵심예금은 1분기 말 기준 약 60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약 596조5000억원보다 0.93%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약 554조원)보다는 8.68%가 늘었다. 최근 금리가 상승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주식시장 등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은행으로 들어오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는 추세다.

은행별 1분기 기준 저원가성 핵심예금은 국민은행 176조원, 신한은행 149조4000억원, 하나은행 130조4000억원, 우리은행 146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저원가성 핵심예금에는 요구불예금과 MMDA(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이 포함된다. 이들 예금의 금리는 연 0.1% 내외 수준으로 사실상 이자가 없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예대마진을 더 많이 낼 수 있다. 게다가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 저원가성 예금이 많으면 이익이 더 크게 늘어난다.

저원가성 예금 덕분에 '원가'를 절감하면서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총 9조14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총 7조693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8.8%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상승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제2금융권, 인터넷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금리가 상승하면 핵심적인 저원가성 예금의 증가세가 조금 더 주춤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언급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연 2%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17조원이 몰린 바 있다. '일 복리' 혜택을 제공하는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는 출시 한 달 만에 상시 이용고객 100만명을 넘겼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2월 말 수신 잔액은 430조9834억원으로 지난해 말 427조3100억원보다 3조6734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재빨리 수신금리를 올리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우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 후반대다. SBI저축은행은 25일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 금리를 최고 연 2.85%로 올렸다. 웰컴저축은행은 1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연 2.8%로 인상했으며, 상상인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 기준) 금리는 최고 2.83%로 뛰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어떤 구속력도 없는 사실상 부동자금으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금 및 채권금리가 저원가성 예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면 고금리예금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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