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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양준호·장응규·김희현…서울재즈쿼텟 원년멤버 27년 만에 뭉쳤다

등록 2022.06.11 10: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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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합정동 재즈 바 '가우초'서 소규모 클럽공연

[서울=뉴시스] 서울 재즈 쿼텟. 2022.06.11. (사진 = 남무성 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재즈 쿼텟. 2022.06.11. (사진 = 남무성 평론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990년대 초중반에 한국 재즈의 중흥기를 연 '서울 재즈 쿼텟' 원년 멤버들이 27년 만에 뭉쳤다.

11일 재즈계에 따르면, 서울 재즈 쿼텟의 네 멤버 이정식(색소폰)·양준호(피아노)·장응규(베이스)·김희현(드럼)이 오는 18일 서울 합정동 재즈 바 '가우초'에서 소규모 클럽 공연을 연다.

가우초는 재즈 만화의 역작 '재즈 잇 업!(Jazz It Up!)' 작가이자 재즈 평론가인 남무성이 운영하는 곳이다.

재즈문화가 일천한 국내에서 재즈 바람이 불었던 때는 1990년대 초반. MBC TV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1994)에서 배우 차인표가 색소폰을 부는 장면이 화제가 돼 재즈가 한바탕 유행했다.

빌리 홀리데이가 부른 '아임 어 풀 투 원트 유(I'm a fool to want you)'가 광고음악으로 인기를 누렸고, 케니 지의 색소폰과 마이클 프랭스의 '안토니오의 노래(Antonio's Song)'가 히트하던 시절로 도시 곳곳에 재즈카페들이 생겨났다.

당시 한국 재즈계에 이정식이라는 걸출한 색소포니스트가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TV속 달달한 음악이 아니라 땀 냄새나는 진짜배기 즉흥 연주로 '진성 재즈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승환, 서태지, 김현철 등 국내 대중음악 선구자들이 앞다퉈 이정식의 색소폰 연주를 본인들 노래에 담았다.

2000년대까지 이정식의 이름은 대한민국 재즈의 대명사였다. 론 카터(베이스), 케니 배런(피아노), 루이스 내쉬(드럼), 히노 테루마사(트럼펫) 등 세계적 재즈 거장들이 세션으로 참여한 앨범 '이정식 인 뉴욕, 1997'까지 나왔다.

그런 이정식을 중심으로 한 4중주 원 팀인 서울 재즈 쿼텟은 재즈계의 어벤저스였다. 김희현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드러머 출신이고, 장응규는 명저 '재즈 베이스 교본'으로 수많은 음악학도들을 배출했다. 양준호는 1980년대부터 한국 모던재즈의 선구자로 통했다.

[서울=뉴시스] 서울재즈쿼텟. 2022.06.10. (사진 = 남무성 재즈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재즈쿼텟. 2022.06.10. (사진 = 남무성 재즈평론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쿼텟은 개개인의 화려한 연주능력은 물론 프런트맨이었던 이정식의 자유분방하고 진취적인 색소폰 솔로를 든든하게 받쳐주며 1990년대 초중반 맹위를 떨쳤다. 3년여의 활동 후 각자의 독자적인 밴드로 흩어졌고, 이정식은 또 다른 멤버들로 서울재즈 쿼텟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처럼 한국재즈 중흥기를 이끈 이들이 다시 뭉친다는 소식에 재즈 팬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재즈 디바 웅산은 "이건 정말 감동적인 만남"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은 남 평론가와 서울재즈쿼텟의 인연이 단초가 됐다. 대학생이었던 남 평론가가 DJ아르바이트를 하던 방배동의 재즈클럽 '파블로'에서 이들이 주 1회 정기 공연을 하며 친분을 다졌었다.

남 평론가는 "이정식, 김희현, 장응규, 양준호는 이후 각자의 영역에서 재즈문화에 기여해왔다. 오랜 세월 한국재즈의 허리를 담당하면서 연주의 기술적 창의, 교육, 작품 등으로 3세대 재즈뮤지션들에게 가공할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이번 공연 관람료는 한국재즈협회의 후원금으로 기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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