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초저가 경쟁…"쿠팡이 가장 싸다고 인정 못한다"
쿠팡이 의뢰한 유통사 가격비교 보고서에 유통업계 반발
수 백만개 판매 상품 중 달랑 750개만 비교…뚜렷한 기준 없어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쿠팡이 언론에 배포한 '삼정KPMG의 유통사 가격비교 보고서'를 놓고 유통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엔 쿠팡이 타 온·오프라인 유통사 가격에 비해 25~60% 저렴하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e-커머스 업계가 서로 가격을 낮추며 최저가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쿠팡이 무려 750개 베스트셀러 제품에서 가격이 가장 싸다는 보고서 내용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국내 8대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사에서 판매되는 750개 베스트셀러 상품의 가격을 분석한 삼정KPMG의 최신 조사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을 제외한 다른 유통사 제품 가격이 주요 4개 소비자 카테고리(컴퓨터·전자·정보통신기기 및 가전제품, 일용소비재, 신선식품, 비신선식품) 전반에서 쿠팡 가격보다 약 25%에서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격'이며, 이번 조사 결과 쿠팡이 주요 유통업체의 최저가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가격 경쟁을 통해 유입된 고객을 어떻게 충성 고객으로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에 대형마트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상품만 수 백 만 개에 달하는 데 이중 750개 베스트셀러 상품을 선정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쿠팡에게 유리한 상품들만 비교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A유통사의 경우 현재 진라면(매운맛/순한맛)5입 1봉에 2380원으로 쿠팡 3100원보다 720원이 저렴하다. 또 청정원 태양초 찰고추장1kg은 7500원으로 쿠팡 가격 8400원보다 900원이 낮다.
B유통사의 경우 락앤락 클래식(2.3L)은 정상가 7500원보다 36% 할인한 가격인 4790원에 취급하고 있어 쿠팡 5900원 보다 1100원 가량 싸다.
크리넥스 데코&소프트 (30m, 30롤)도 1만8300원으로 쿠팡 2만1600원대와 비교했을 때 3000원 가량 낮은 가격을 보이고 있으며, 해피콜 솔리드 후라이팬(28cm)은 3만2000원대로 쿠팡 5만8600원대와 비교했을 때 2만6000원 가량이 저렴하다.
할인행사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이 보고서 팩트가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다.
C유통사의 경우 현재 크라운 참크래커15개입(280g) 상품을 40% 할인해 1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쿠팡 가격 3170원보다 1190원이나 저렴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 보고서에 8대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사의 베스트셀러를 분석했다고 하는데, 베스트셀러를 지정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채널별로 주력 판매 상품이 제각각이고, 단량이나 스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베스트셀러를 선정했는지 설명조차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사내에서 활용할 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렀다는 비판도 들린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유통사마다 자기 기준에 맞춰 상품 가격을 비교하면 이 보고서와 똑같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사들이 서로 최저가 경쟁을 극심하게 하는데 쿠팡 가격이 25% 이상 저렴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 논란이 그만큼 유통가를 휩쓰는 최저가 경쟁의 치열함을 보여준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올해 '10원 전쟁’은 이마트가 먼저 시작했다. 40대 필수품에 대해 '상시 최저가'를 선언하며 불을 지폈다.
그러자 다른 대형 마트들도 곧바로 참전했다. 롯데마트는 고객 수요가 많은 생필품 500개 품목을 이마트를 포함한 경쟁 업체보다 최저가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어 SSG닷컴, G마켓, 11번가, 위메프 등 e-커머스 업체들이 가세했고, 편의점까지 신선식품을 더 싼 가격에 팔기 시작하며 줄줄이 경쟁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런 초저가 경쟁을 유통업계가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순 없다"며 "하지만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어쩔 수 없는 대결로 초저가 경쟁을 앞으로 더 첨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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