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해외 브랜드 애써 키워놨더니"…글로벌 본사 '직진출' 러시

등록 2022.07.24 08:5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파트너사 통해 자리잡은 후 한국 직진출 전환

브랜드 판권 뻇길까 글로벌 본사 역인수 사례도

에트로 2023 S/S 남성복 컬렉션 *재판매 및 DB 금지

에트로 2023 S/S 남성복 컬렉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해외 패션 브랜드가 국내 파트너사와 결별하고 국내 직진출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쌓이고 매출이 높아지자 수익 증대를 위해 본사가 직접 뛰어들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서 불황에도 잘 팔린 명품 브랜드 직진출 잇따라

특히 국내에서 잘 팔리는 명품 브랜드의 직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는 1992년부터 국내에 제품을 수입·유통해온 듀오와 계약을 종료하고, 지난해부터 직진출로 전환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몽클레르도 2020년 직진출로 돌아선 사례다. 이 회사는 2015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합작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합작 당시 49%였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 중 43.34%를 210억원에 인수하고 법인을 몽클레르코리아로 바꿨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도 2019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계약을 종료하고 지방시코리아를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해 직진출 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도 같은 해  브라이틀링코리아를 설립해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돌체앤가바나, 지방시, 델보, 멀버리, 골든구스 등도 최근 2~3년 사이 직진출로 선회했다.

명품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이유는 한국 명품 시장의 성장성이 그만큼 높아서다. 한국 명품 시장은 세계 8위 규모로,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명품 업계가 불황을 겪을 때도 타격을 받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57개 점포 매출이 전년 대비 9.8% 감소한 가운데, 명품 및 해외 브랜드 매출은 15.1% 증가했다. 여성 캐주얼과 잡화 매출이 각각 32%, 27%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샤넬 등 인기 명품 매장은 백화점 개장과 동시에 매장으로 질주하는 오픈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쌓인 명품 업체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직진출로 활로를 변경하고 있다"며 "그러나 직진출로 돌아선 후 시장 적응에 실패한 사례도 있어 직진출이 만능은 아니다"고 전했다.

해외 브랜드 잘나가자, 한국법인이 글로벌 본사 역인수 사례도

직진출과 반대로 수입해 온 브랜드가 잘나가자, 판권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아예 글로벌 본사 지분을 사들인 '역인수' 사례도 있다.

2007년 이탈리아 휠라를 인수한 휠라코리아는 한국법인이 거꾸로 해외 본사를 집어 삼킨 '역인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당시 글로벌 휠라는 경영악화로 한해 1억5000만 달러의 적자 브랜드로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윤윤수 회장은 휠라의 부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3억 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인수 자금은 불과 3년 만에 모두 회수했다.

독일 MCM 독점 판매권 계약을 맺고 전개해오던 성주인디앤디도 2005년 독일 MCM 본사를 인수했다.

당시 가수 지드래곤이 MCM 제품을 자주 착용해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현재 과거 명성에는 못미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의류업체인 형지도 지난 2015년 국내에 론칭한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글로벌 본사를 2016년 인수해 국내 증시에 입성 시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