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핵폐기물, 갈길 먼 처분 논의…"특별법 여전히 불투명"
등록 2022.11.24 06:00:00수정 2022.11.24 06:25:43
상임위 소위에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안 상정
부지 선정 절차 등 담은 특별법 제정 불가피
일부 원전은 포화까지 10년도 채 남지 않아
"공청회 서둘러 논의 물꼬 트는 것도 방법"
![[울진=뉴시스] 안병철 기자 = 한울 원전 5, 6호기 전경. (사진=한울원자력본부 제공) 2022.1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https://img1.newsis.com/2022/11/01/NISI20221101_0001119517_web.jpg?rnd=20221101143603)
[울진=뉴시스] 안병철 기자 = 한울 원전 5, 6호기 전경. (사진=한울원자력본부 제공) 2022.1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원전 부지 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 핵연료)이 포화 상태에 달하고 있어 처분장 확보를 위한 근거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관련 특별법안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타지 못한 분위기다.
24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고 고준위 방폐물 관련 법안을 상정했다.
앞서 지난 8월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김영식 의원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 9월에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사용후 핵연료란 원자력 발전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데 사용됐던 우라늄 연료를 뜻한다. 높은 열과 방사능을 지닌 만큼 안전을 위해서는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열과 방사선량을 낮추기 위해 습식 또는 건식저장시설에서 일정기간 보관해야 한다. 현재는 원전 부지 내 저장 시설에 보관되고 있다.
당장 2031년부터 일부 원전의 저장시설 저장 용량이 가득 차게 된다. 원전 부지 내 저장은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방안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해 생활권으로부터 영구히 격리해야 한다.
다만 부지 선정부터 쉽지 않다. 기술적 어려움보다도 주민 동의를 구하는 게 더 어렵다. 미국의 경우 1987년 제정한 방사성폐기물정책법에 따라 네바다주 유카마운틴을 부지로 결정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결국 2010년에 철회하고 부지 선정을 재추진하고 있다.
부지 선정 또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부지 선정 조사계획을 수립하고, 최종 선정까지 약 1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물 처분시설을 건설 중인 핀란드도 1983년부터 부지 선정에 착수해 2001년 의회의 승인을 얻기까지 총 18년간 부지 선정 업무를 진행했다.
아울러 현행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은 방폐물 관리에 관한 일반적 사항을 다루고 있지만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 절차 등에 대한 근거를 담지 않았다. 이에 부지 선정 절차, 유치지역 지원 등에 대한 근거를 담은 특별법 제정은 불가피하다.
지난 9월 초안이 공개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도 원전 신규 건설, 계속 운전 등을 녹색경제활동으로 포함하며 안전한 저장과 처분에 대한 계획과 함께, 이를 담보할 법률 제정을 인정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정부는 특별법에 해외 사례와 경주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 부지 선정 사례를 참고해 부지 선정 절차를 담아 국민적 공감하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박일준 산업통상부자원부 2차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8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 준비 현장을 찾은 모습. (사진=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2022.08.08. photo@newsis.com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https://img1.newsis.com/2022/08/08/NISI20220808_0019115411_web.jpg?rnd=20220808165144)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박일준 산업통상부자원부 2차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8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 준비 현장을 찾은 모습. (사진=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2022.08.08. [email protected]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그러나 이번 소위원회에서는 관련 특별법안에 대한 보고만 이뤄지는 데 그쳤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향후 소위에서 안건이 상정될지도 확실하지 않아 특별법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는 미지수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소위에 특별법이 상정은 됐지만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내용 보고에 그쳤다"며 "향후 법안 상정도 확실치 않고 여전히 특별법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주요 원전의 포화 시점이 가까워지는데 논의가 공전만 거듭할 수 있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경수로 원전본부별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화도는 고리 원전(85.9%), 한울 원전(82.5%), 한빛 원전(75.7%), 신월성 원전(40%), 새울 원전(31.8%) 순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각 원전의 포화 예상 시점은 고리·한빛 원전 2031년, 한울 원전 2032년, 신월성 원전 2044년, 새울 원전 2066년 순이다.
고리·한빛 원전의 경우 포화 시점까지 10년도 남지 않은 셈이다. 저장시설 포화시점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저장 용량, 발생량 변동으로 인해 변경될 수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은) 소위 의결을 거쳐 공청회를 안 열어도 되지만, 특별법에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공청회로 논의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도 방법"이라며 "국민이 찬반 의견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고준위 방폐물 관련 기술 수준은 대체로 선도국 대비 60~80% 수준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지난달 산학연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기술 수준을 조사한 결과, 최고 선도국과 비교해 분야별 기술 수준은 ▲운반 81% ▲저장 79% ▲부지 평가 63% ▲처분 약 57%로 잠정 평가됐다.
정부는 오는 2060년까지 총 1조4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관련 기술 개발, 선도국과의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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