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질식" vs 국과수 "심근경색" 엇갈린 사인…대법 "심리 더 해야"
"질식" vs "심근경색" 엇갈린 의료감정
1심은 "질식 배제 못해" 원고 승소 판결
2심 항소기각했지만 대법은 달리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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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환자의 직접 사인을 두고 의료기관별 소견이 다르다면 이에 대한 비교·분석 없이 보험금 지급 청구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한 보험사를 상대로 A씨가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사망한 이 보험사의 가입자 B씨의 자녀로 법정 상속인이다.
B씨는 2017년 12월께 계단에서 넘어진 후 병원에서 입원과 외래진료를 받았고, 2019년 3월부터는 특정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같은 해 4월25일 새벽 누룽지 등을 먹다가 몸이 기울어지며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며 사망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사고 직후 B씨에 대한 응급처치를 하는 한편 다른 병원으로 B씨를 전원했는데, 결국 사고 발생 당일 오후 3시께 B씨는 숨을 거뒀다.
B씨가 사망한 병원에서는 직접 사인을 질식으로 기재한 사망진단서를 발급했지만, 얼마 후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B씨의 사인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판단했다.
B씨는 생전 사망보험에 가입했는데, 여기에는 외래상 사고로 인한 신체 상해 등에 대해서도 보험금 지급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험 약관에 따라 보험사는 일반 상해사망의 경우 1억5000만원을, 일반 상해 이후 고도후유장애에 대해서는 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A씨는 B씨가 낙상으로 인해 척추 기형, 치매 등 후유장해를 입었다며 보험사 측에 후유장애보험금 2억원을, 또 질식으로 인한 외래상 사고를 이유로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보험사 측은 직접적인 사인은 낙상이 아닌 B씨의 지병인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진 이 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은 국과수가 급성 심근경색증을 사인으로 기재한 부검결과를 내기는 했지만, B씨가 사망한 병원 측이 직접 사인을 질식으로 기재한 만큼 이 같은 소견을 무시할 수 없다고 봤다. 당시 재판부는 법원 촉탁으로 진료기록감정을 수행한 병원에서도 B씨 사인으로 질식과 급성 심근경색증 모두의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는 감정의견을 낸 것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1심은 보험사가 A씨에게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사망보험금 7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와 보험사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하고 1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은 달리 판단했다.
B씨의 사인에 대한 여러 의료기관의 소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각각의 견해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를 거친 후 신빙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게 대법 판단이다. 사인에 대한 소견 중 하나인 질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 사정을 면밀히 심리하지 않은 채 망인에게 질식이 발생했고, 질식이 사망 원인이 됐음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 일부를 받아들였다"며 "이 같은 판단은 보험금청구자의 증명책임, 감정결과 채택·배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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