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당권주자들, 당대표 '레이스' 본격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제폭력방지법 정책토론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24.06.20. [email protected]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대세론의 걸림돌인 '윤한 갈등' 희석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부각하며 친윤 당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락해 "위기를 극복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보겠다"며 당대표 출마 결심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은 일부 친윤계 의원들에게 지지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한 전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위원장은 4·10 총선 과정에서 친한계 김경율 전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한 전 위원장 사퇴 요구, 친윤계의 비례대표 사천 문제 제기 등을 거치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관계로 됐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건강상 이유로 거절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출마 결심을 전하고 이후 전당대회 캠프를 통해 "윤 대통령께서 격려의 말씀을 해줬다"고 언론에 공지한 것은 당대표 취임 이후 '윤한 갈등'으로 당정 관계가 삐그덕거릴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친윤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례적인 답변을 공개한 것은 결레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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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대구·경북(TK)을 찾아 이철우 경북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과 연달아 만난다.
나 의원은 전통적 당원층에게 소구력이 있는 중진으로 꼽힌다. TK는 국민의힘 당원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나 의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어대한' 기류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의 결과는 같지 않다. 당원들은 조금 더 정치의 고관여층이고 당의 미래에 대해서 진정하게 고민을 할 것이고, 다른 판단들을 하시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의 홍 시장 예방은 한 전 위원장 대항마로서 위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홍 시장은 총선 이후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배신자론', '총선 참패 책임론' 등을 제기하며 반한동훈 진영 주요 인사로 떠올랐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에서 총리직을 제안 받을 정도로 윤 대통령과 관계도 개선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김기현 의원을 예방하고 있다. 2024.06.21. [email protected]
나 의원은 탈계파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친윤계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제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고 거리를 두고 있다. 나 의원은 원 전 장관에 대해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줄세우고, 줄 서는 정치를 정말 타파하고 싶다"며 "지금 진행하는 형국이 제2의 연판장 아니냐"고 견제구를 날렸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에게 인사하며 전당대회 행보에 돌입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참패 책임론을 공개 제기했던 김기현 전 대표를 가장 먼저 예방했고 전당대회 라이벌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실과 윤상현 의원실도 직접 찾아가 인사했다. 전당대회 출마 명분인 통합과 소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 전 대표와 만난 뒤 취재진에게 "우리 당과 정부는 친윤·반윤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힘을 합쳐서 국민의 생활을 낫게 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기에도 버겁다"고 강조했다. 향후 당정 관계 설정을 두고는 "싸우기만 하는 정치로는 불행해질 수 있다"며 화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윤상현 의원은 21일 정치적 고향인 인천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의원은 한 전 위우너장은 물론 나 의원, 원 전 장관 모두 견제하는 모양새다. 윤 의원은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통화를 '의례적인 전화'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한동훈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관계가 거의 바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 전 장관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하고 같은 지역구에서 졌다.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전당대회에 이재명 대표에게 패배한 분을 또 당대표로 뽑을 수 있느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명분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을 향해서도 "저하고 같이 수도권 험지에서 당선됐는데 사실 저만큼 처절하게 싸우신 분은 아닌 것 같다"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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