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AI 14년 결정체 '바르코'로 돈 번다…외부 사업 확장
2011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 AI 연구 조직 꾸려
업계 최초 '바르코 LLM', 한국어 특화 '바르코 비전' 공개
게임 개발 및 콘텐츠에 활용…다양한 산업서 활용 기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엔씨소프트가 지난 14년간 연구·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화 사업에 나선다. 게임업계 최초 언어모델 '바르코 LLM'부터 한국어 특화 비전언어모델 '바르코 비전'까지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엔씨가 이제는 게임을 넘어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9일 엔씨에 따르면 본사 AI 연구개발 조직으로 있던 엔씨 리서치가 지난 3일 'NC AI(엔씨 AI)'라는 사명의 신설 법인으로 출범해 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부터 신규 사업 확장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설 법인 엔씨 AI는 2011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꾸려진 엔씨 AI 연구 조직를 모태로 설립됐다. 엔씨 리서치 본부장을 맡았던 이연수 대표가 신설 법인의 키를 쥐었다. 이 대표는 그 동안 엔씨 본사에서 ▲생산성 향상 ▲게임 운영 및 매출 증대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을 위해 관련 기술 연구에 매진해왔다.
최근 엔씨는 AI 기술력으로 외부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임수진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영입했다. 임 CBO는 아워홈에서 신성장테크비즈니스 부문장을 맡아 IT 신사업 발굴을 이끈 전문가로 평가된다.
AI 기술로 게임 만든다…AI 용병과 파티플레이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엔씨(NC) 김택진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리니지 서비스 20주년 미디어 행사 'ONLY ONE'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서비스 20주년을 기념해 '리니지 리마스터(Lineage Remastered)'를 공개했다. 2018.11.29. [email protected]
구체적으로는 개발 중인 게임 내 키아트·컨셉아트·작화 등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거나, 신규 IP 세계관에 기반한 캐릭터·시나리오·퀘스트를 자동 생성할 수 있다. 또 한국어·영어·일본어·대만어 목소리 제작이 가능하며, 음성 입력 시 입술을 포함한 얼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준다.
엔씨는 AI 기술을 게임 내 콘텐츠에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리니지 리마스터'에 도입한 '거울전쟁' 콘텐츠와 'AI 용병' 콘텐츠가 있다.
강화학습 기반 AI가 적용된 '거울전쟁' 콘텐츠는 2022년에 출시됐다. AI로 구성된 혈맹이 기란 감옥에 침공하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클래스로 구성된 AI 혈맹이 유저를 찾아 전투를 벌이고 보스를 공략하며 다이나믹한 즐거움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2023년 10월에는 리니지 출시 25주년 기념 이벤트로 강화학습 기반의 'AI 용병' 콘텐츠를 선보였다. 유저가 PVE(이용자 대 게임환경) 콘텐츠를 즐길 때 협력할 수 있는 용병으로 파티플레이를 통해 이용자의 경험치 및 아이템 획득을 지원하고, 적대적인 관계의 유저와 PvP(이용자 간 대결)를 수행한다.
이 외에도 실시간 번역과 스팸 필터링 기능, 사내 업무용 챗봇 서비스 등 엔씨가 보유한 바르코 서비스들은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엔씨표 GPT '바르코' …이미지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보유
엔씨는 지난 2023년 8월 자체 개발한 '바르코 LLM'에 이어, 올해 4월 향상된 성능의 '바르코 LLM 2.0'을 공개했다.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4개 국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언어모델로 ▲문서요약 ▲정보추출 ▲챗봇 등 다양한 환경의 NLP 태스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한국어에 특화된 오픈소스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비전'을 공개했다. 한글·영어 프롬프트와 함께 이미지 입력 값을 이해할 수 있는 중소형 모델이다. '바르코-비전' 단일 모델 만으로 이미지-텍스트 작업과 텍스트 전용 작업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바르코-비전'을 활용하면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 기업은 ▲이미지 인식 및 질의응답 ▲이미지 설명 ▲글자인식 ▲사물 위치 검출 기능을 활용한 각종 멀티모달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엔씨는 한국어 AI 모델 연구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벤치마크 5종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언어모델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선 수행능력 판별의 기준점이 되는 벤치마크가 필요한데, 한국어의 경우 멀티모달 벤치마크가 거의 없어 올바른 성능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연수 엔씨 AI 대표는 "엔씨가 바르코-비전과 한국어 벤치마크 5종 공개를 통해 멀티모달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VLM의 접목 분야를 오디오, 비디오까지 확대하고 콘텐츠 제작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성능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