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만 기다렸다"…태국 동성 커플들, 법적 부부됐다
![[방콕=AP/뉴시스] 지난 15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 정부청사에서 LGBTQ+ 커플들이 태국의 결혼평등법 합법화 홍보 촬영을 하고 있다. 태국은 23일부터 동남아 국가 최초이자 아시아 국가 세 번째로 동성 커플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이에 따라 전국 행정 사무소에서 동성 커플의 혼인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2025.01.23.](https://img1.newsis.com/2025/01/21/NISI20250121_0000047868_web.jpg?rnd=20250123124920)
[방콕=AP/뉴시스] 지난 15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 정부청사에서 LGBTQ+ 커플들이 태국의 결혼평등법 합법화 홍보 촬영을 하고 있다. 태국은 23일부터 동남아 국가 최초이자 아시아 국가 세 번째로 동성 커플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이에 따라 전국 행정 사무소에서 동성 커플의 혼인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2025.01.23.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초이자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태국이 이날(23일)부터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한 가운데 긴 기다림 끝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 전 세계 커플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행정 사무소와 해외 태국 대사관·영사관에서 성소수자 커플의 혼인신고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꿈만 같지만 꿈이 아니다. 모두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전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이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BBC는 이날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하는 결혼평등법이 시행됨에 따라 결혼을 희망하는 태국의 30대 경찰관 피싯 큐 시리히룬차이와 그의 동반자 차나팁 제인 시리히룬차이의 사연을 보도했다.
7년간 연인으로 지내온 두 사람은 "우리는 오래 전부터 준비돼 있었다"며 "우리는 서로를 돌보며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그들은 앞서 승려를 찾아가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성씨를 받기도 했다.
현지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피싯은 "경찰 동료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공무원으로 일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솔직하게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18년간 연인으로 지내온 59세 여성 룽티와 탕카노파스트와 45세 판라비의 사연을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12년 전 발렌타인데이에 한 차례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동성 간 결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당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결혼평등법 시행에 따라 수십 쌍의 커플들과 함께 결혼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NYT에 "아주 오랫동안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며 "20년간 사회의 반대를 피해 숨어야 했지만 이제 당당하게 설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ABC방송 역시 이날 17년 동안 연인으로 지내다 이달 초 약 1000명의 하객을 초대해 결혼식을 올린 태국 남성 배우 아피왓 포르쉬 아피왓사이리와 그의 동반자 사파뉴 암 파나트쿨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파뉴는 매체에 "11년 전만 해도 누리꾼의 80%가 우리를 괴롭혔다. 그들은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다른 남성에게 청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또 "이 문제를 위해 싸워준 많은 활동가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며 "타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격려를 보내고 싶다. 다음 세대에 희망을 전하자"고 말했다.
한편 방콕시와 성소수자 단체 방콕프라이드는 이날 방콕 시내 대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 '결혼 평등의 날' 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한다. 주최 측은 동성혼 합법화를 기념해 첫날 단체로 혼인신고를 할 계획이며, 300여쌍이 사전 참가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방콕프라이드 창립자 앤 추마폰은 "결혼평등법은 성소수자에게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존엄성을 되찾아준다"며 "이 여정을 함께해온 모든 커플에게 의미 있는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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