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진 "30년 될 줄 꿈에도 몰라"…한국 뮤지컬 역사된 '명성황후'(종합)
초연 30돌…"비결은 역사 교훈·재미·보편성"
이문열·김희갑·양인자·이태원 등에 감사패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출연 배우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02.0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2272_web.jpg?rnd=2025020416152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출연 배우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30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뮤지컬 '명성황후'를 1995년 초연부터 이끌어온 윤호진 예술감독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동안 '명성황후'가 예상을 넘어 얼마나 대단한 길을 걸어왔는지를 보여주는 한마디다.
'명성황후'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문열의 희곡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한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선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30주년을 기념하듯 올해는 더욱 화려한 캐스팅으로 꾸려졌다. 명성황후 역에 배우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이 나서고, 고종 역은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이 맡는다. 호위무사 홍계훈으로는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이 출연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예술감독 윤호진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언론시연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02.0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2358_web.jpg?rnd=2025020416470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예술감독 윤호진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언론시연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윤 감독은 "30년이 올 줄은 나도 몰랐다"고 말했다.
작품이 첫발을 뗄 때부터 함께한 윤 감독에게 30주년은 더 깊은 의미를 줄 수밖에 없다. "시작할 때도 힘들었지만 계속 진화해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는 윤 감독은 "세계 뮤지컬에서 계속 진화된 건 우리 작품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명성황후'는 국내 뮤지컬의 신기록을 연거푸 작성해왔다.
2007년에는 국내 뮤지컬 작품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2009년에는 역시 처음으로 1000회 공연을 넘겼다.
세계 무대에서도 우뚝 섰다. 1997년 아시아 최초로 뮤지컬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등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윤 감독은 '명성황후'가 30년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던 비결로 "역사 교훈, 재미, 보편성" 세 가지를 짚으며 "미국 관객들에게도 엄청난 찬사를 들었다"고 말했다.
만족은 없다. 윤 감독은 "앞으로 명성황후가 어떻게 가야 하는가도 생각하고 있다. 100년, 200년이 넘어갈 수 있는 우리나라의 레전드가 되길 바란다"고 바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명성황후 역의 신영숙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02.0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2284_web.jpg?rnd=2025020416155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명성황후 역의 신영숙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명성황후'가 한국 뮤지컬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동안 함께 참여한 이들에게도 역사가 쌓였다.
1997년 '명성황후'의 건반 연주자를 맡으며 뮤지컬에 대한 꿈을 키웠다는 김문정 음악감독은 이제 국내 최고 음악감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감독으로 함께한다.
김 감독은 "한국인의 정서를 잘 건드릴 수 있는 동양적인 근본에 피터 케이시라는 호주 편곡자가 편곡을 해 외국인들이 봐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화려한 색채를 입혔다"며 작품의 롱런 비결을 들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다니며 많은 연주자와 이 공연을 협연했는데, 우리의 북, 꽹과리, 장구 등에 대해 호기심을 많이 가진다. 공연이 끝나면 악기를 구입한 타악기 연주자들도 많았다. 아마 그게 K-컬처의 시작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999년 '명성황후'에서 손탁 역으로 데뷔했던 신영숙은 2015년 처음으로 명성황후 역에 낙점됐다. 그는 변화를 시도하는 작품 안에서 자신 역시 성장했다고 봤다.
신영숙은 "명성황후가 30주년까지 온 이유는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점 때문인 것 같다"며 "나 또한 여러 역할로 참여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왜 이 감정을 몰랐지'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내공을 쌓아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게 '명성황후' 정신에 부합한다"고 의미를 찾았다.
이번 시즌까지 네 번째 명성황후 역을 연기하는 김소현은 실제 남편인 손준호와 호흡을 맞춘다. 손준호도 이번 시즌 세 번째로 고종 역에 출연한다.
손준호는 "고종이 명성황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소현 씨에게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까' 물어보기도 했다. 이전에는 소통보다 내 역할에 대해 전달하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그런 사랑을 보여주려고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소현은 "부부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처음 공연에 참여한 배우에게도 '명성황후'는 특별하다. 차지연은 "이 작품은 많은 분들의 연구와 노고로 30년 동안 견고하게 지어진 단단한 성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그 멋진 문이 열려 나를 환영해 줬다"고 했다. 이어 "내 프로필에 명성황후가 적힌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뀔 시간 동안 '명성황후'는 변화를 마다하지 않으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윤홍선 프로듀서는 "한 번도 같은 무대, 같은 구성으로 공연을 임했던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더더욱 변화되고 거듭나 더 좋은 감동을 주기 위해 잘 다듬어져 찾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30주년 기념 공연이 우리 마지막 넘버인 '백성이여 일어나라'처럼 관객분들이 우리 공연을 보시고 이 힘든 시기에 큰 위로와 감동을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명성황후 역의 차지연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02.0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2356_web.jpg?rnd=2025020416470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명성황후' 명성황후 역의 차지연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프레스콜을 마친 뒤에는 초연 창작자인 이문열 작가와 김희갑 작곡가, 양인자 작사자, 배우 이태원 등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1997년부터 2014년까지, 17년간 명성황후 역을 맡았던 이태원은 "나에게는 고향 같은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40년, 50년, 100년 동안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성황후'는 3월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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