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남달랐던 박윤재, 굉장한 열정·예술성 소유"
박윤재,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 로잔발레콩쿠르 우승
안윤희 서울예고 교사 "퇴임 앞 수상 소식, 더 각별"
"파이널 무대 보고 1위 예감…힘·유연함 모두 갖춰"
"자신을 연 상태로 새 안무자들 받아들이길 바라"
![[로잔=AP/뉴시스] 박윤재가 8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3회 프리 드 로잔 결선에서 클래식 바리에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박윤재는 20명이 경쟁한 결선에서 최우수 영 아티스트상과 9명의 장학금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자들은 세계 유수 발레단에 수습 단원으로 입단하거나 명문 발레학교에서 수학할 기회를 얻는다. 2025.02.09.](https://img1.newsis.com/2025/02/09/NISI20250209_0000094161_web.jpg?rnd=20250209092213)
[로잔=AP/뉴시스] 박윤재가 8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3회 프리 드 로잔 결선에서 클래식 바리에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박윤재는 20명이 경쟁한 결선에서 최우수 영 아티스트상과 9명의 장학금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자들은 세계 유수 발레단에 수습 단원으로 입단하거나 명문 발레학교에서 수학할 기회를 얻는다. 2025.02.09.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윤재는 고교 입학시험 당시부터 남달랐어요. 발레에서 가장 중요한 유연성과 예술성이 윤재에게서 굉장히 많이 보였어요."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Prix de Lausanne·프리 드 로잔)에서 1위에 오른 박윤재(사진)를 지도한 서울예고 발레과 안윤희 교사는 1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윤재는 결선 무대에서 고전 발레 '파리의 불꽃'에 이어 컨템포러리 발레 '레인'을 선보이며 심사위원을 사로잡았다. 콩쿠르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것과 동시에 특별상인 '최우수 젊은 인재상(Best Young Talent Award)'도 거머쥐었다.
안 교사는 지난 9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현지에서 진행된 콩쿠르를 뜬 눈으로 지켜봤다. "고전 발레 무대를 보고 조심스럽게 1위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윤재가 일주일 동안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 윤재가 파이널(결승)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도 좋았기 때문이죠"
안 교사는 "윤재는 입학시험 때부터 재능이 남다른 학생이라는 게 보다. 입학한 뒤에는 배움이 빠른 학생이라고 느꼈다"며 "신체적 장점은 물론 예술성 또한 남다른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재는) 유연하면서도 힘이 있다. 발레에서도 가장 원하는 부분"이라며 "좋은 무용수는 신체적인 부분이 먼저 보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겨있는 무용에 대한 열정과 예술성이라고 생각한다. 윤재에게서 그런 것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고 했다.
세계 5대 발레 콩쿠르로 꼽히는 로잔 발레콩쿠르는 10대만 참여할 수 있어, '차세대 스타' 발굴의 장으로 꼽힌다. 후보자들이 무대에서의 공연 뿐만 아니라 일주일 동안의 모든 작업을 평가 받는다는 것도 여느 콩쿠르와 다르다.
안 교사는 "윤재는 학교에서도 나 외에 다른 선생님들의 지도를 아주 잘 받아들였다. 또 콩쿠르에서 만난 선생님들의 지도는 물론 함께한 참가자들의 좋은 점도 많이 나눈 것으로 안다"며 "그런 모습이 정말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로잔 콩쿠르에서 1위를 했다는 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박윤재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큰 무용수로 자라길 바랐다.
"윤재가 이제 자신을 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열린 상태로 (세계적) 안무자들을 새로이 만나 받아들이고, 표출하는 경험을 많이 하고 한국에 왔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기량을 닦고 다음 세대에도 그걸 물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안 교사는 이달 말 퇴임한다. 교직 마지막 해에 가르친 박윤재에게 더욱 특별한 퇴임 선물을 받은 셈이다. 안 교사는 "수상 소식이 더 고맙고 각별하게 느껴진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로잔 콩쿠르 입상자들은 주요 국제 무용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을 받거나 연계된 해외 발레단에 갈 수 있다. 이를 거쳐 세계적 무용수로 거듭난 스타들도 많다. 쿠바 출신 카를로스 아코스타도 1990년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세기 최고 발레리나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알렉사트라 페리(1980년), 미국 간판 발레리나 줄리 켄트(1986년)도 로잔 콩쿠르 우승자 출신이다.
한국인으로는 1985년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처음으로 우승했고, 2005년 김유진, 2007년 박세은이 1위로 이름을 남겼다.
박윤재는 11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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