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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수출 타격 시작…1%대 저성장 쇼크 덮친다

등록 2025.02.1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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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韓 성장률 전망치 2.0→1.6%로 낮춰

美 정책 전환 실질적 위협으로…상품수출 0.4%p↓

주요 연구기관 전망치도 줄하락…JP모건은 1.5%

반도체 관세 현실화될 경우 성장률에 직격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1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11.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대한 추가 조치도 예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 전환이 우리 성장과 수출에 미칠 타격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의 정책 전환까지 반영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외는 물론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도 올해 1% 중후반대 성장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KDI는 11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2.0%)보다 0.4%포인트(p) 낮춘 1.6%로 전망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 기관 중 가장 낮은 전망치다.

KDI는 "대내적으로는 정국 불안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이,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다소 완화되겠으나 수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2024년(1.1%)보다 높은 1.6%의 증가율을 기록하겠지만, 수출은 통상 환경 악화로 증가율이 지난해 6.9%에서 1.8%로 급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금까지 대다수 기관들은 미국 신 정부의 정책 전환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불확실성' 정도로 판단했지만, KDI는 이번 보고서에서 수출을 실질적인 경기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불확실성 확대'로 규정하고 보고서에 반영했다.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전 세계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수출도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세종=뉴시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_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KDI 전망총괄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 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KDI 제공) 2025.02.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_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KDI 전망총괄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 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KDI 제공) 2025.02.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보고서에서는 우리 기업이 입는 타격이 보다 더 구체화됐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0%의 추가 관세 영향까지 반영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1.9%에서 1.5%로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또 이틀 내에 상호 관세(상대국이 부과한 것과 같은 수준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를 부과할 예정이며,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DI는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이 전체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8%에 불과해 관세를 부과해도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의 경우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미국의 관세 조치가 실행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고금리·고환율 속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내수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며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2.0%)보다 0.4%p 낮춘 1.6%로 전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금리·고환율 속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내수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며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2.0%)보다 0.4%p 낮춘 1.6%로 전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KDI뿐 아니라 12·3 비상계엄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 동향을 분석한 대부분의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지난달까지는 비상계엄에 따른 내수 위축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미국의 '관세 폭탄'이 큰 하방 리스크로 지목되고,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폭도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1.8%, 한국은행은 1.9%, 현대경제연구원은 1.7%를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1.4%)와 JP모건(1.2%)은 1.5% 밑으로 전망치를 내리기도 했다. 아직까지 2% 대의 성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국제통화기금(IMF·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정도다.

KDI 역시 미국의 강공 드라이브가 지속될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통상 갈등이 더 격화되거나 정국 불안이 장기화된다면 성장률이 1.6%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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