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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잘 되던 곳인데 '임대'…직원 잘라도 못 버텨요[세쓸통]

등록 2025.02.16 09:00:00수정 2025.02.16 09: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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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전년比 2.1만명↓

'나홀로 사장님' 409.1만명…5개월만에 하락

연체 발생자 41.8% 급증…고금리까지 겹쳐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1.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1.2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줄 서서 먹던 집인데, 영업종료라니요?"

어느 때보다도 암울했던 연말연시를 보내며 문을 닫는 가게가 부쩍 늘었습니다. 대목을 잃었지만 그래도 버텨보려던 사장님들도 근심만 가득합니다. 인건비에 임대료에, 재료비까지 안 오른 것이 없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기면서 대출 이자 내기도 버거운 실정입니다.

16일 통계청의 '202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4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1000명 줄었습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2020년 130만명대로 줄었다가 2023년이 돼서야 140만명대를 다시 회복한 바 있습니다.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세는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시기상으로 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옮겨간 수치가 꽤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직원을 모두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을 택한 자영업자가 상당 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월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나홀로 사장님은 409만1000명. 1년 전보다 7000명 줄었습니다.

직원을 모두 내보내고도 버티기 어려워진 사장님들이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가게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1.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가게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1.23. [email protected]


실제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습니다. 금액은 1조390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0억원가량(10.4%) 늘어난 규모입니다.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데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계엄·탄핵정국 등이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소비 침체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이 상황에서 사장님들의 더 큰 고민은 고금리로 인한 부담입니다.

대다수 사장님들은 대출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123조80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는 모두 14만6000명에 달합니다. 2023년 3분기(10만3000명)와 비교해 1년 동안 41.8%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도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6만9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51.1%)을 차지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중구 황학동주방거리에 주방 용품이 가득 쌓여있다. 2025.02.03.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중구 황학동주방거리에 주방 용품이 가득 쌓여있다. 2025.02.03. [email protected]


이 가운데 올해 경기 전망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탄핵정국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는만큼 한동안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로도 직결됩니다. 이에 정부는 민생·경제 대응플랜을 통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서민금융·소상공인 등 분야별 민생·경제 개선 조치를 신속히 마련·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폐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에게 특화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지원하고 자영업자 고용보험 지원 강화를 위한 운영체계 개편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파가 끝나고 조금은 포근해진 날씨가 아주 반갑습니다. 올해 겨울이 유독 추웠던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참 많기 때문일 겁니다.

어수선한 정국이 하루 빨리 안정을 찾고 한산했던 길거리에 인파의 온기가 몰려들기를 기원합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장사 잘 되던 곳인데 '임대'…직원 잘라도 못 버텨요[세쓸통]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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