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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5관왕' 재즈신성 사마라 조이, 그녀의 '젊은 날의 초상'

등록 2025.02.17 18:34:46수정 2025.02.17 18: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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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서 첫 내한공연

"앙코르 두 곡은 韓 공연이 처음"

"그래미는 부담 아닌 자부심"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앨범은 질문이고, 투어는 그 답이다.

'재즈 신성'인 미국 재즈 보컬 사마라 조이(26·Samara Joy)가 정규 2집 '링거 어와일(Linger Awhile)'(2022)과 정규 3집 '포트레이트(Portrait)'(2024) 사이의 여정에서 찾은 해답이다.

조이는 '링거 어와일'로 2023년 '제 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Best Jazz Vocal Alum)과 제너럴 필즈(본상)인 '최우수 올해의 신인'을 받고 작년 '제 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선 '최우수 재즈 퍼포먼스' 상을 차지한 뒤 올해 초 '제 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선 '조이풀 홀리데이(Joyful Holiday)'로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을, '트윙클 트윙클 리틀 미(Twinkle Twinkle Little Me)'로 '최우수 재즈 퍼포먼스'를 받으며 '그래미 5관왕'이 됐다.

조이는 1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연 첫 내한공연에서 '포트레이트' 수록곡 '피스 오브 마인드/드림스 컴 트루(Peace Of Mind / Dreams Come True)'를 들려주면서 최근 자신의 행보에 대한 소감을 가장 잘 대변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포트레이트'는 '초상화'라는 뜻으로, 이 앨범 자체가 조이의 현재를 반영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공연 이튿 날인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호텔에서 만난 조이는 "'링거 어와일', '포트레이트' 사이 2년의 기간 동안 도와준 많은 분들의 영향을 이번 앨범에 담고 싶었어요. 아티스트로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여러 가지 레이어(layer·층)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링거 어와일'과 '포트레이트' 사이에 굉장히 많은 투어를 했고, 그동안 음악도 굉장히 많이 들었죠. 음악 비즈니스에 관한 전반적인 것도 많이 배웠고요. 무엇보다 '링거 어와일'의 성공 후에 같은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싶지 않아서 그동안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서울=뉴시스] 사마라 조이 첫 내한공연 현장.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2025.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마라 조이 첫 내한공연 현장.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2025.0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피스 오브 마인드/드림스 컴 트루'는 조이가 처음 시도한 오리지널 곡으로, '포트레이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이기도 하다.

내성적인 성격의 조이는 '링거 어와일' 성공으로 받은 너무 많은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이후 어떻게 음악을 할 지, 무엇을 할 지에 대한 물음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조이는 "투어는 집을 떠나 성인으로서 자립하는 순간이기도 했고, 업계의 여러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 가치인지를 알게 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포트레이트'는 질문이기도 하고 답이기도 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정 동안 어디에서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을까'가 질문이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면 많은 부분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가 그에 대한 답이었죠."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email protected]

조이는 전날 공연에서 앙코르로 '블루스(blues)'와 '스타더스트(Stardust)' 두 곡을 들려줬다. 그녀가 공연에서 앙코르 곡을 두 곡 들려준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한국 청중들로부터 역동적인 에너지를 받았고 그런 점이 "사랑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거의 90분 동안 공연을 하면 사람들이 피곤할 거라고 예상해서 보통 앙코르는 두 곡을 넘기려 하지 않는데요. 사람들이 더 많은 곡들을 원하는 것 같았고, 거기에 기뻐서 두 곡을 했습니다."

조이의 이번 공연은 그녀의 근사한 스캣을 동반한 목소리뿐 아니라 '포트레이트'에 함께 한 7인조 밴드가 같이 무대에 올라 연주력으로도 호평을 들었다. 리버브(reverb·특정 공간에서 발생한 수많은 반사음으로 구성된 음향, 즉 잔향)도 많이 덜어내 사운드도 담백한 편이었다. 조이는 "공간 자체에 어쿠스틱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더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사람들이 더 공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링거 어와일'에선 기타 사운드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있다. 그런데 '포트레이트'에선 기타 사운드가 배제됐다.

"처음엔 기타와 피아노가 주축이 된 작은 밴드로 연주를 했어요. 지난 1년 반 동안엔 관악기와 많이 연주했죠. 현재 제게 음악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포착하는 것이 '포트레이트'인데, 투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변화였어요. 여러 지역을 돌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과 맞닿는 지점이 있는데, 7인 편성으로 사운드가 굉장히 다채로워졌죠."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email protected]

매번 공연 후 녹음 파일을 다시 들으며 콘서트를 재점검한다는 조이가 항상 하는 가장 큰 걱정은 세트리스트 구성이다. "사람들이 계속 집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세트리스트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요. 어제 공연도 시작 20분 정도를 남기고 세트리스트를 완성했죠."

이번 내한 공연에 흡족해한 조이는 공연 도중 곧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요. 여름이든 겨울이든 페스티벌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20대 중반에 벌써 '그래미 어워즈'를 다섯 개 받았는데, 이는 부담감이 아닌 자신감이라고 긍정했다.

"어떤 뮤지션들은 이런 상을 받으면 '관객들이 원하는 음악을 해야 된다'고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자신을 믿고 더 과감한 음악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봐요. 또 음악 커뮤니티에서 저를 지지해 준다는 느낌도 받죠."

최근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팝 슈퍼스타뿐 아니라 조이를 비롯해 사브리나 카펜터, 채플 론, 찰리 XCX 같은 젊은 뮤지션들이 강세다. "여성들이 주도하는 문화는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 더 많은 주목을 받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7. [email protected]

실제 클래시컬한 목소리를 인정 받는 조이는 전설적인 미국 재즈보컬이자 흑인 인권 운동에도 앞장섰던 니나 시몬(1933~2003·Nina Simone), 역시 시대를 평정한 미국 재즈 보컬 사라 본(1924~1990·Sarah Vaughan) 등 흑인 여성 재즈 보컬의 정통을 이어 받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제게 영향을 미친 많은 음악적 영웅들이 있죠. 그런 영웅들의 사운드를 그대로 따라하거나 파괴하는 것만으로는 그분들의 정신을 이어받지 못해요. 그들의 음악을 따라가는 것과 더불어 제 자신의 음악을 찾고 제 자신의 음악 안에서 힘을 찾는 것이 그분들의 유산을 더욱더 존중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이는 거칠게 말하면 '음악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부친인 안토니오는 베이스 연주자이자 가수로, 미국 유명 가스펠 싱어송라이터 안드레 크라우치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또 조이의 집에선 스티비 원더, 랄라 해서웨이, 조지 듀크 등의 음악이 항상 울려퍼졌다. 본인도 학교 졸업 뒤 투어를 돌다가 이른 나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명 생활을 겪다가 빛을 본 뮤지션들에 대한 존중심을 항상 갖고 있다. "갑자기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것 같지만 그간 많은 노력을 해온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모두의 여정이 다르기에 상을 받는 것에 의한 것이 아닌, 음악에 의해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명해지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커리어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음악을 해야 하죠. 본인이 사랑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이는 스스로 재즈 애호가이기도 하다. 최근 그녀의 플레이리스트엔 트럼페터 프레디 허버드(Freddie Hubbard)와 피아니스트 듀크 피어슨(Duke Pearson)의 협업 앨범 '데디케이션(Dedication)', 발라드곡과 스트링 요소가 다수 포함된 카르멘 맥레이(Carmen McRae)의 앨범 '토치!(Torchy!)', 60년대 블루스의 여왕으로 통하는 에타 존스의 노래가 포함됐다. 

"재즈는 여러 가지 음악적인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밴드와의 상호작용을 비롯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배우게 하죠. 영감을 주는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게 해주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제 자신을 좀 더 알게 하고, 보컬리스트로서도 성장하고 계속해서 배우게 하는 방향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게 재즈의 즐거움이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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