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수 있는 카드 다 썼다"…MG손보 결국 청산으로 가나
노조의 거센 반발로 메리츠화재 MG손보 인수 좌초
"선택지 별로 없어"…금융당국, MG손보 청산 여부 검토
가교 보험사 설립·계약이전 등 거론되지만 가능성 크지 않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MG손해보험이 몇 년째 거듭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지점 모습. 2022.04.14.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4/14/NISI20220414_0018700028_web.jpg?rnd=202204141506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MG손해보험이 몇 년째 거듭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지점 모습. 2022.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권안나 기자 =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MG손보의 청산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당국 내부에선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쓴 만큼 청산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MG손보 청산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쓸 수 있는 옵션을 다 썼다"며 "선택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MG손보는 수년 전부터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해 부실 금융사로 분류돼 왔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부터 MG손보에 경영개선조치를 잇달아 내렸지만, MG손보는 자본확충 등 개선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MG손보의 매각은 순풍을 타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노조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전날 메리츠화재는 MG손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일단 예금보험공사(예보)는 MG손보 인수에 나설 잠재매수자를 찾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지 약 3개월이 지난 만큼 그간 시장에서 다시 수요가 생겼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새로운 매수 희망자를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급여력비율이 50%가 채 되지 않아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가교(Bridge) 보험사' 설립, 계약이전 방안 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예보의 100% 출자로 설립되는 가교 보험사는 인수할 제3자가 나타날 때까지 일시적으로 부실 보험사의 자산·부채를 떠안고 계약의 업무를 제한적으로 수행한다. 부실 보험사의 고용 승계는 일부만 이뤄진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국 내부에서는 가교 보험사를 설립해도 크게 바뀌는 것이 없으므로 사실상 현상 유지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른 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하고 MG손보를 청산하는 방안도 언급되지만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리젠트화재 사례처럼 소비자보호를 위해 계약의 강제이전을 추진할 수 있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며 "계약 이전을 하더라도 직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기에 MG손보 직원들 입장에서는 버티는 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03년 리젠트화재가 파산했을 때 금융당국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5개 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한 바 있다.
결국 계약 이전이 없는 MG손보의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MG손보와 계약한 124만명의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금자보호법상 보험계약자는 5000만원까지만 해약환급금을 보장받을 수 있으나, MG손보의 5000만원 초과 계약자는 1만1470명(1756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강제 계약 해지로 인해 해약환급금보다 적은 금액을 파산 배당으로 받게 된다. 직접적인 금전적 손실 외에도 타 보험상품 가입 시 기존의 보장보다 불리한 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
MG손보 임직원 600여명이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청산을 계속해서 반대하는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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